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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로 몰린 남편 도와주세요”

2006-01-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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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로 몰린 남편 도와주세요”

신영철씨가 지난해 11월 체포되기 직전 아들의 돌을 맞아 부인, 아들과 함께 촬영한 가족사진.

20년전 사고 미숙대처 뺑소니·
살인혐의로 기소 신영철씨 부인 구명호소

선교사로도 활동하는 등 성실한 가장으로 살아왔던 40대 한인이 1985년에 발생한 사고를 미숙하게 대처했다 20년이 지난 뒤 ‘사람을 치어 숨지게 하고 도망친’ 살인용의자로 체포, 기소돼 가족 및 친인척들이 한인사회의 관심과 도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뉴욕 검찰은 1985년 8월 맨해턴 컬럼비아 대학 인근에서 승용차로 중국계 10대 남성 1명을 치어 숨지게하고 또 다른 1명에게 중상을 입힌 뺑소니 교통사고의 용의자로 최근 신영철(41)씨를 체포했다.
이어 뉴욕주 대배심은 신씨를 2급 살인죄인 ‘무모한 행위로 인한 살인’(Reckless Murder) 혐의로 기소했다. 따라서 신씨는 법정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질 경우 최고 25년 이상의 실형과 영주권자이기에 추방될 수 있다.
신씨 사건을 담당한 패트릭 제롬 브래클리 변호사에 따르면 당시 친구들과 함께 맨해턴 컬럼비아 대학에서 열린 파티에 놀러간 신씨는 파티장에서 마주친 중국계와 베트남계 청소년들로부터 폭행당하자 파티장 밖으로 도망쳐 나왔다.
이어 학교 인근에 주차해 놓은 자신의 승용차에 친구 1명과 함께 급하게 올랐으나 파티장에서 뒤쫓아 온 4~5명이 차량을 가로막고 폭행을 계속하려 하자 서둘러 운전해 현장을 벗어났다.
이 과정에서 중국계 청소년 1명이 차에 치어 숨지고 또 한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검경이 주장하고 있으나 신씨는 당시 생명에 위협을 느껴 현장에서 도망친 것 뿐이며 당시 누가 어떤 부상을 당했는지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남편 구명에 동분서주하고 있는 신씨의 부인은 9일 가족의 딱한 사정을 털어놓으며 한인사회의 관심과 도움을 간곡히 호소했다.
부인은 “오는 11일 오전 9시30분 뉴욕주 맨해턴 지방법원에서 열리는 보석 심의에 많은 한인들이 참석, 한인사회의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보석 결정에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담당 변호사가 말해 이렇게 한인사회에 호소하게 됐다”고 울먹였다.
브래클리 변호사도 “이 사건은 검·경이 주장하는 뺑소니 사건이 아니고 살인사건은 더더욱 아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한 모든 사실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겠지만 일단 신씨를 보석, 가석방시키는 일이 급선무다. 그런 점에서 보다 많은 한인들이 법정에 나와 한인사회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사건임을 알리는 게 신씨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신씨는 고등학생 때 가족과 함께 이민와 플러싱고교를 졸업한 뒤 부모님이 운영하는 야채가게에서 일했으며 1985년 사고가 발생한 후 타주로 이주했다 약 2년간 필리핀에서 선교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후 1994년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 3년간 신학교를 다닌 뒤 뉴욕과 뉴저지에서 전도사로 일하다 2002년 부인과 결혼해 아들을 낳고 퀸즈에서 부동산 브로커로 일하면서 성실하게 생활해 왔다.
신씨 구명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516)263-9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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