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최고의 탁아지원은 감세

2006-01-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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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의 눈

폴 마틴 총리와 보수당 스티븐 하퍼 당수가 각각 제시한 탁아보조 지원책 중 굳이 선택해야 한다면 하퍼의 것을 택하겠다. 그러나 둘 다 어린 자녀가 없는 사람들에겐 불공평한 프로그램이다. 가장 공평한 것은 광범위한 세제혜택이다.
어쨋든 자유당과 보수당의 탁아보조를 비교하면 자유당의 것이 훨씬 뒤진다.
이의 골자는 앞으로 10년 동안 110억 달러를 각 주정부들에게 나눠준다는 것이다(오만한 자유당은 그때까지 자신들이 집권할 것을 가정하고 있다).
주정부들은 이같은 지원금으로 더 많은 탁아공간을 마련할 수도, 않을 수도 있다. 일부 주는 이 돈으로 탁아소 근로자들의 임금을 올려줄 계획이라고 이미 밝혔다. 해당 근로자들에겐 좋은 소식이나 탁아공간을 늘리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이같은 지원금(그것도 간접적인)은 탁아소에 자녀를 보내야 하는 국민 4명 중 1명에게만 도움을 줄뿐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앞으로 5년간 109억 달러를 지출하겠다는 하퍼의 아이디어가 그나마 낫다는 말이다. 6세 미만 아동에 대해 연 1,200달러를 무조건 지원함에 따라 보수당은 어쨌든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며, 이런 지원금을 이들이 알아서 사용토록 맡긴다. 이밖에도 보수당은 지역 단체와 고용주들이 더 많은 탁아공간을 마련토록 5년 동안 12억5천만 달러의 면세혜택을 인센티브로 내걸었다.
마틴은 연간 탁아비용이 최고 8천 달러까지 들 수 있는 실정에서 보수당의 계획은 해당 가정들에게 자녀당 주 25달러를 주는 게 고작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자유당은 부모 중 한 사람이 집에 남아서 아이를 돌봐야 하는 47%의 가정에는 아무런 재정지원을 주지 않는 것을 감안할 때 보수당을 나무랄 자격이 없다.
더 나아가 마틴의 탁아보조 프로그램은 제대로 운영돼도 납세자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줄 것이 분명하다. 퀘벡의 탁아보조 프로그램의 경우 겉잡을 수 없는 상태로 운영비용이 늘어났고, 많은 빈곤층 가정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세제혜택이 백 번 더 낫다는 얘기다.(토론토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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