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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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회관 건립 성금기탁 줄이어

2006-01-0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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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은 문화회관건립 사업이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설연휴의 분위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큰 액수의 회관 건립 성금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회관건립추진회(이하 건추회) 공석준 상임이사가 3일 1만달러의 성금을 장기남 건추회 회장에게 전달한데 이어 다운타운에서 ‘델모니코(Delmonico)’ 라는 뷔페 식당을 운영하는 구행서씨 가족 또한 같은 날 5천달러를 기탁했다.
공 이사는 이날 오후 2시 한인회관에서 열린 전달식에서“회관 건립 사업은 동포사회의 구심점을 마련하는 범 커뮤니티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성금을 내게 됐다”며 기탁 이유를 밝혔다.
구행서, 구영자씨 부부는 “가진 것을 조금이나마 사회와 공유한다는 생각에서 회관건립 성금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인회관 건립 사업이 진행될 당시에는 한시간에 3달러를 벌었지만 1천달러를 전달했다. 지금은 더 많은 돈을 벌고 있기 때문에 사실 더 냈어야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대로 추가로 금액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장기남 회장을 비롯 많은 인사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이 같은 수고와 열정이 동포사회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며“더 많은 동포들의 관심이 모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 이사는 1976년 1월 3일 시카고에 정착, 무역업 등에 종사하다 현재는 벨몬트와 웨스턴 길이 만나는 곳 인근에서 세탁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봉사활동으로는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을 거쳐 4대 미주상공인단체 총연합회 회장을 역임한바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 4세 이던 둘째 아들과 97년 8월에는 큰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은 아픔을 겪은 바 있다. 공 이사는 “큰 아들을 잃었을 때부터 인생이 참으로 허무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세상일이 인간이 마음 먹은 대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지금은 내가 가진 것도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선교 활동이나 도움이 필요로 한 곳에 지원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5천달러를 기탁한 구행서, 구영자씨 부부는 현재 러셀과 클락길 사이 워싱턴 길에 위치한 한 빌딩에서 2년 반 전부터 뷔페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남편인 구행서씨는 서울 공대를 졸업, 노스웨스턴대학을 거쳐 미주 삼성에서 컨설팅 전문가로 근무한 바 있다. 부인 구영자씨는 역시 서울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후 간호사로 활동하다 개인 사업에 뛰어 들었다. 이들 부부가 문화회관 건립 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세 남매를 키우면서 문화회관이란 시설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우리는 민족주의자들은 아니지만 이국 땅에 살면서 문화 보존의 중요성을 느꼈다. 우리 아이들이 한국말을 썩 잘하는 편이 아닌데, 세월이 지나도 아이들에게 한국인 이란 사실을 심어 줄 수 있는 것이 문화회관과 같은 흔적이 있는 시설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재산이란 것은 타인에게 베풀며 살아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자기와 가족 밖에 모르면 참으로 무의미한것이다. 동물들도 자기와 가족들은 사랑하지 않느냐”며 “가진 것을 조금이나마 사회와 공유한다는 생각에서 건립성금을 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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