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하프연주 들으며 멋진 와인 파티를”

2006-01-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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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준비와 와인 셀렉션 이렇게

가끔 와인 기사나 주방일기에서 언급한 적이 있었듯이 나에게는 와인을 함께 마시는 친구들이 있다. 매달 한번씩 모여 주제에 따라 다양한 와인을 마시고 식사도 함께 하며 수다도 곁들이는 유익한 모임인데 회원이 들쑥날쑥하다가 현재 8명이 되었다.
지난 12월16일 우리는 특별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었다. 모임이 시작된 지 1년반만에 처음으로 파트너들을 초청해 함께 기분을 내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전원 여자들인 우리의 와인 클럽이 궁금하고 끼고 싶어 안달이 났던 파트너들이 좋아라 한 것은 물론, 우리도 들떠서 준비를 열심히 하다보니 파티가 좀 커졌다.
일단 장소는 우리가 늘 모이는 ‘앤드류샤이어 갤러리’(매달 작품이 바뀌는 화랑에서 와인을 마시는 일은 모두의 특별한 즐거움이다)로 정하고, 갤러리의 두 여주인인 수잔 백·메이 정씨가 음식과 음악, 파티 데코레이션을 맡고 와인 준비는 내가 하기로 했다. 한 해를 결산하는 연말 파티인만큼 좋은 음식, 좋은 와인을 마시자고 하여 예산이 점점 늘어났고 거기에 걸맞게 다들 의상에도 신경 쓰기로 하였다.그렇게 모인 사람이 18명, 고정 멤버와 파트너들 외에 초대손님으로 웨스트 LA의 유명가구점 ‘블루 프린트’의 조현숙씨 커플, 앤틱샵 ‘레드게이트’의 에린 최씨, 화가 현혜명씨가 참석했다.
파티는 우아한 하프 연주가 울리는 가운데 샴페인과 애피타이저(캐비어도 있었다)가 있는 리셉션으로부터 시작해 정식 테이블 세팅이 완비된 식탁으로 옮겨 앉아 웨이터의 서브를 받으며 갖가지 요리를 즐겼고, 때마다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곁들이면서 세시간 동안 다들 즐겁게 먹고 마시고 떠들었다.
두어달전, 처음 파티를 열자고 했을 때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조금 막연했는데 일을 저질러놓고 보니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여러사람이 파티 비용을 분담하였으므로 각자 적은 돈으로 큰 행사를 치를 수 있었고, 많은 질좋은 와인을 함께 맛볼 수 있어서 정말 황홀했다. 다음은 소규모 프라이빗 파티를 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공개하는 우리의 준비와 지출 내역, 그리고 와인 셀렉션이다.
▲음식
두군데서 나누어 주문했다. 여러 종류의 애피타이저와 샐러드, 사이드 디시들은 전문요리사 수준의 솜씨를 가진 한인여성이 파티장으로 직접 출장 나와 현장에서 계속 만들어 서브했고, 메인 요리인 고기는 갤러리 바로 옆에 위치한 브라질 식당 ‘M 그릴’에서 오더했다. M 그릴은 원래 투고를 안 해주는데 이웃사촌이라 특별히 마늘양념 소고기와 닭고기를 우리의 식사시간에 맞춰 구워주었다. 출장 요리는 재료비 포함 400달러, 고기 250달러를 지불했다.

▲파티 용품
‘올스타 파티 렌팅’이란 파티용품 대여점에서 일체를 빌려왔다. 테이블 3개와 의자들, 식탁보와 냅킨, 그릇들(디너 플레이트, 샐러드 플레이트, 포크 나이프 등등), 글래스 3종류(물잔, 와인 잔, 샴페인 잔) 모두 합해 140달러. 이날 열심히 우리의 시중을 든 웨이터 100달러.




▲음악
하프연주자가 파티장 한 쪽에서 쉬지 않고 연말 분위기에 맞는 음악들을 연주했다. 음악을 전공한 메이 정씨의 선택이었는데 작은 공간에서의 라이브 연주로는 하프가 매우 우아하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3시간 연주에 400달러. 연말이라 비싼 편이었다고 한다.


▲와인
나 혼자 코스코나 탑라인(글렌데일의 와인도매상)에 가서 종류별로 고를까 하다가 전문가의 도움을 받자 하여 우들랜드 힐스에서 와인샵을 운영하는 김경묵씨와 상의, 10종류의 와인을 구입했다. 우선 샴페인 3종류(몇달전 샴페인 시음 클래스 때 다들 너무도 좋아했기 때문에 넉넉히 준비했다)와 독일산 리즐링, 소노마산 샤도네, 몬터리산 피노누아, 프랑스 보르도 레드와인, 나파와 소노마산 카버네 소비뇽 1병씩, 그리고 독일산 디저트 와인이 그것이다.
다 맛있었지만 가격대비 정말 좋았던 것은 ‘닥터 바인스 프룸’ 리즐링과 ‘스텔츠너’ 카버네 소비뇽, 그리고 디저트 와인 ‘닥터 루젠 아우스레제’였다. 한 병에 200달러가 넘는 보르도산 그랑 크루 ‘라피트 로쉴드’는 이런 기회가 아니면 마셔보기 힘들어 구입했는데 1998년산임에도 불구하고 어찌나 힘차고 과일향이 풍부하던지 놀라웠다. 다음은 10병의 이름과 가격 리스트다. 문의 칼슨스 와인 앤 리커(Carlson’s Wine & Liquor 818-347-3304)



■와인종류와 가격

Bollinger Special Cuvee Brut (43.99달러)
Duval-Leroy Bland de Chardonnay (38.99달러)
Duval-Leroy Rose de Saignee (34.99달러)
Dr. Weins-Prum Reisling Spatlese 2002 (15.99달러)
Sonoma Cutrer ‘The Cutrer’ 2001 (28.99달러)
Testarossa Gary’s Vineyard Pinot Noir 2002 (44.99달러)
Stelzner Cabernet Stags Leap District 2001 (33.99달러)
Benziger Tribute Sonoma Mt. 2001 (52.99달러)
Lafite-Rothchild Pauillac 1998 (249.99달러)
Dr. Loosen Auslese Mosel-Saar Ruwer 2001 (32.99달러)


<글·사진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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