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엔 “수돗물 먹어라” 하고 수도국 직원들은 병물 마셔
2006-01-04 (수)
2년간 병물값 무려 8만9,000달러 지출
수돗물 식수사용 홍보비는 연 50만달러
LA시에 수돗물을 제공하는 LA시 수도전력국(DWP)을 포함한 LA시 각 부서 공무원들이 수돗물 대신 비싼 병물을 구입하는 비용으로 지난 2년 동안 무려 8만8,900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나 구설수에 올랐다.
이 기간의 병 구입에 막대한 세수가 지출된 것이 문제가 된 것은 LA 시정부는 주민들에게 수돗물이 안전하며 따라서 식수로 수돗물 사용을 널리 촉구하는 값비싼 캠페인을 벌였기 때문. 결국 시정부는 매해 50만달러씩, 총 100만달러의 수돗물 식수 사용 홍보비용을 지출하며 주민들의 수돗물 사용을 독려하면서 반면 공무원들은 수돗물 대신 병물을 사 마셨다는 결론이 내려진 때문이다.
LA시 재무관 로라 칙이 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LA시 각 부서에서 지난 2년간 지출한 병물 비용은 8만8,900달러이며 그중 가장 많이 지출된 부서는 LA시의 수돗물 보급을 직접 관할하는 DWP로 이들은 스파클릿 병물 보급회사에 무려 3만1,160달러를 식수 값으로 지출했다.
LA시 DWP의 짐 맥대니얼 디렉터에 따르면 DWP는 LA시 수돗물의 수질 향상 및 개선에 관한 연방보고서를 주민들에게 발송하는 데만 매년 50만달러씩을 지출해왔다.
이 보고서를 발표한 로라 칙은 LA시 공무원들의 병물 구입 비용이 막대한 것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며 “세금을 내는 주민들에게는 수돗물 사용을 촉구하면서 막상 공무원들은 그 캠페인을 외면한 셈”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맥 대니얼 DWP 디렉터는 대부분의 부서는 수돗물을 이용하지만 시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는 지역의 DWP 직원들을 위해서는 병물이 공급되었다고 해명했다.
또 DWP 대변인 게일 해리스도 구입된 병물들 중 일부는 공무원용이 아니라 홍수나 기타 자연재해나 고장 등으로 수돗물 공급이 끊겼거나 제한 급수된 지역 주민들에게 분배된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DWP는 대체적으로 수돗물을 쓰거나 또는 증류수 등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 1995년 당시 시장이었던 리처드 리오단은 LA시의 수돗물은 식수로 사용하기에 안전하다고 발표하고 각 부서나 공무원들은 세수로 병물을 구입할 수 없다는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