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생의 마지막 가정

2005-12-29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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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튼 너싱홈 한국부 조현숙 디렉터


연말을 보낸 햄튼 너싱홈의 조현숙 디렉터는 많은 단체와 교계 등 한인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따뜻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조 디렉터에 따르면 햄튼 너싱홈에 머물고 있는 약 90여명의 한인 연장자들은 비록 노환으로 인해 건강은 쇠약해졌지만 항상 밝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는 지난 17일 너싱홈 내에서 치러진 크리스마스 파티 때 산타 클로스가 등장하는 이벤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조 디렉터는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리기 전날인 16일 저녁 연장자들에게 내일 오후에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오기로 했으니까 할아버지 할머님들 선물 받을 준비하시라고 말했다. 다음날 너싱홈에 출근한 조 디렉터는 깜짝 놀랐다. 할머니들이 아침 일찍부터 한복으로 곱게 갈아입고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 조 디렉터는 산타할아버지가 온다는 말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아이들처럼 좋아했다며 자그마한 사랑에도 모두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연말을 맞아 가족들이 연장자들에게 선물을 보내면 여러 겹으로 곱게 포장된 선물들은 곧바로 ‘무장해체’ 된다. 연장자들은 선물이 도착하기가 무섭게 지팡이를 집거나 보조기구를 밀고 다니며 주위사람들과 선물을 나눈다. 한국 분들이라서 인지 역시 사랑이 많다는 것을 느끼곤 해요.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오히려 이분들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생각도 드니까요 조현숙 디렉터의 설명이다.
고된 하루를 보내도 할머니들이 손에 쥐어준 사과 한 조각을 보면 힘이 난다고 한다.
조 디렉터는 말한다 너싱홈은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이 인생의 마지막 가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하나님이 부르신 분의 장례식에 참석하면 그 분과 함께 지냈던 옛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해요. 새해에도 그 분들을 떠나 보낸 뒤에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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