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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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친구끼리 포옹·손잡으면 안돼”

2005-12-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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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버시티 교육구 ‘교내 신체 접촉 금지’ 논란

폭행·성희롱·왕따등 예방 차원서 도입
접촉의 한계등 단속의 일관성에 회의적

동성 친구끼리의 포옹이나 키스, 또는 손을 잡고 다니는 것조차 금지하는 컬버시티 중학교의 ‘육체적 접촉 전면 금지’(no contact) 규칙이 논란이 되고 있다.
소도시 컬버시티의 유일한 공립 중학교인 이 학교는 2년 전부터 학생들끼리 손잡기, 포옹, 키스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학칙을 시행하고 있다. 이같은 규칙은 때리기, 밀치기, 집단 괴롭힘 등을 엄격하게 처벌한다는 no contact의 원래 내용의 범위를 더욱 광범위하게 잡은 것이다. 즉 손을 잡거나 포옹하는 행위가 결국은 폭력이나 성적인 행위 등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그를 사전에 방지한다는 내용이다.
No contact 규칙은 LA나 캘리포니아주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학생들간의 폭행, 성희롱, 왕따 등을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도입하는 학교가 많지만 요즘은 ‘터칭’(touching)에 관한 시행세칙을 두는 학교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오리건주의 벤드의 한 중학교가 친구를 껴안지 말라는 교사의 반복 경고를 무시한 학생을 청소년 교도소에 보낸 케이스가 있었다. 또 2003년에도 텍사스주 율레스의 한 고교에서도 비슷한 징계를 내린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학교 행정자나 교사, 학부모, 학생들은 육체적 접촉의 한계가 어디서부터이며 따라서 이의 강제적 단속이 일관적일 수 있는가에 심한 회의를 품고 있다.
컬버시티 중학교의 경우 이 규칙은 2년 전 교장과 교직원, 교사, 카운슬러들이 ‘집단 괴롭힘’과 ‘학생간의 폭력’이 학생들간의 터칭, 접촉으로 유발된다는 결론 하에서 만들어졌다.
이 규칙이 시행된 2년간 그로 인한 캠퍼스 내 폭력이나 성희롱 케이스가 감소했는가에 대해서는 현재 견해가 반반으로 나뉘고 있다.
현재 교장인 제리 코시는 싸움과 왕따, 성희롱 등의 보고나 그로 인한 처벌 케이스가 확실히 감소했으며 많은 학교들이 불문율로나마 이같은 규칙을 도입하는 추세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과 부모들은 학생들간의 싸움은 여전하다며 일관성 단속을 하지 못하는 그같은 규칙은 있으나마나라고 성과를 부인하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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