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국서 열던 음악세미나 ‘불법종교집회’로 간주 한인 사역자 피신중

2005-12-24 (토) 12:00:00
크게 작게
2년 전부터 중국에서 찬양 지도 등의 선교 사업을 하고 있는 필라 찬양 협의회 창설자가 최근 중국 모 처에서 음악 세미나를 열었다가 공안 당국으로부터 불법 종교 집회 개최라는 혐의를 받고 피신중인 사실이 알려져 필라 한인 동포들이 그의 안부를 걱정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필라 인근 지역 교회에서 각종 찬양 집회를 개최하면서 복음 성가 찬양 열기를 조성하다가 2004년 중국에 찬양 사역을 떠났던 김 모 씨(본인 가족 부탁으로 이름 미공개)는 최근 한국에 있는 아들 김 진 군을 통해 필라 지역 지인 20여명에게 E 메일을 보내 자신이 처해있는 위급한 상황을 전했다.

E 메일에 따르면 12월 초 3일 동안의 찬양 사역 및 음악 지도 세미나를 갖던 중 마지막 날 행사의 2시간 정도가 지난 뒤 중국 공안원이 들이 닥쳐 행사가 중단되었다. 이번 음악 세미나에는 김 씨가 음악 학교를 운영하던 인근 지역 37개 학교에서 250여명의 학생이 참가한 대 성황 속에 열렸는데 이렇게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공안 당국은 행사 관계자 7명 중 2명은 24시간, 5명은 6시간 씩 각각 조사를 실시한 뒤 8,000달러의 벌금형 처분을 내렸다. 장소를 빌려준 사람은 별도의 벌금을 납부하게 됐다.
또 조선 족 학생들 30여명이 5시간이나 여기 저기 숨어야 했고 김 씨는 공안 원 기습 단속 당시 세미나 현장에 없었지만 집회 총 책임자로 찍힌 데다가 잠적한 것으로 지목돼 이후 계속 피신 상태에 있다. 특히 김 씨는 사역 현장에 오자마자 한번 조사 받은 경력이 있어서 늘 특별 조회를 받는 입장이어서 그의 신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김 씨는 E 메일에서 “공안 당국이 지난번에 실시한 세미나도 알고 있고 나의 인상착의까지 알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지금 저는 빨리 이 지방을 떠나든지, 한동안 조용히 숨어서 지내든 지 결정을 해야 한다”고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김 씨는 또 “저의 음악 연구소에 다음 주부터 학생 50명 정도가 찾아오기로 했는데 안타깝다”면서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야 잠잠하리라 생각이 되니 많은 기도를 당부 한다”고 전했다.

필라에 머무르고 있는 김 씨의 부인 성 모 씨는 지난 23일 전화 통화에서 “남편이 어제 E 메일을 통해 계속 피신중이라고 알려왔다”면서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내년 1월 중순 께 필라에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썼다”고 말했다. 필라에 있는 뷰티 서플라이 가게에서 일하며 어렵게 살고 있는 성 씨는 “남편이 작은 음악학교를 만들어 기타 반주자 등 10여명으로 찬양 팀을 구성해 사역을 벌일 것이라는 계획을 알려주었는데 이제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남편의 신분을 걱정하면서 “올해 크리스마스는 아주 우울하게 보내야 할 것”이라고 한숨을 쉬
었다.

김 모 씨는 그동안 필라 교외에 있는 영생 장로교회에서 찬양 사역자로 봉사하면서 지난 2003년 필라 찬양 협의회(www.philapraise.com)를 조직하는 등 필라 지역 복음 성가 보급에 큰 역할을 해 왔다.

<홍진수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