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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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샤핑은 미국서”

2005-12-2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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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인들 미국제품 선호 너도나도
SD등 국경지역 차량 인파로 북새통
시즌매출 7,500만달러 상인까지 급증

할러데이 시즌이 시작된 이후부터 샌디에고와 멕시코의 티화나를 가르는 국경이 미국으로 넘어오는 차량과 인파로 온통 북새통이다. 티화나와 샌디에고가 연결되는 샌이시드로 포트와 오타이 메사 포트는 연일 미국 입국행 차량과 인파가 티화나 중심부까지 이어져 있고 따라서 무려 두 시간 이상을 대기해야 국경을 통과한다.
이같은 추세는 티화나의 중산층 이상들이 ‘크리스마스 샤핑’을 위해 가족이나 친지를 이끌고 국경을 넘는 때문이다. 또 멕시코나 티화나에는 쓸만한 물품이 없고 브랜드 제품은 미국보다 두배 이상 비싼 데다 멕시코인들의 미국 물건 선호도가 높은 틈에 판매 차익을 올리자는 약삭빠른 상인들 때문이다.
이들은 대체로 쉽게 취득할 수 있는 국경통과 카드나 또는 국경 25마일 반경 여행허용 ‘레이저 비자’로 월경하여 밴이나 SUV, 지프차 가득히 물건을 샤핑한 후 다시 돌아간다. 따라서 최근 SD 교외의 샤핑몰들이나 다운타운의 호톤 플라자, 또 주변의 수많은 스왑밋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국경비즈니스협회의 디렉터 켄 모리스에 따르면 멕시코인들이 할러데이 시즌에 국경을 넘어와서 샤핑에 지출하는 돈만도 7,500만달러가 넘으며 이 액수는 해마다 크게 높아지고 있다.
샌디에고 미션 밸리의 고급백화점 ‘패션 밸리 몰’ 등에서 샤핑하는 전체 고객 중 20%는 국경을 넘은 멕시코 샤핑객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할러데이 시즌이 아닌 평소에도 의류부터 시계, 전자제품까지 모든 미국제품을 선호하는 멕시코인들을 대신해서 미국서 물건을 사서 자국서 되파는 소매상이나 보따리 장사들로 이들 지역 매출이 증가한다고 전한다.
샌이시드로 국경검문소의 경우 평소에도 매일 4만7,000대의 차량과 2만5,000명이 국경을 넘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곳이지만 요즘에는 차량수가 무려 6만5,000대로 증가하고 도보 월경자도 4만명이 넘는다고. 게다가 테러 예방 검문검색이 더 심해졌기 때문에 멕시코인들의 미국입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길고 지루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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