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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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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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대의 엘리베이터’
(Elevator to the Gallows)

운명적 분위기와 고혹적인 유혹녀 잔느 모로의 피곤한 모습 그리고 마일스 데이비스의 즉흥 트럼펫 재즈가 멋있는 프랑스 범죄 영화. 루이 말르 감독의 데뷔작으로 1957년작 흑백.
회사 사장의 매력적인 아내가 자기 정부로 사장의 부하직원인 모리스 로네와 짜고 남편 살해를 시도한다. 일단 사장을 살해하는데 성공한 정부는 현장에 남기고 온 밧줄을 회수하려 갔다가 회사 수위가 전원을 끄고 퇴근하는 바람에 승강기 안에 꼼짝 못하고 갇히게 된다. 남자는 밤새 승강기에서 나오려고 온갖 수고를 하는데 그의 정부는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남자를 찾아 밤새 파리 거리를 헤맨다 결국 악인은 모두 지옥으로 간다.


‘도박사 밥’(Bob Le Flambeur)


프랑스 갱스터 영화의 1인자였던 장-피에르 멜빌의 멋있는 한탕 영화. 1955년작. 17일까지 뉴베벌리 시네마(323-938-4038) 동시 상영.


‘킹 콩’
(King K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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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만든 피터 잭슨의 흥미진진한 액션 모험 영화. ‘야수와 미녀’의 얘기로 이 영화의 원작은 1933년산 흑백. 1976년에는 제시카 랭 주연의 리메이크로 만들어졌었다.
미경제 공황시대 허기에 지친 여배우 앤(네이오미 와츠)과 감독 등 제작진이 인도양의 해골섬에 촬영차 도착한다. 그들은 여기서 25피트짜리 고릴라 킹콩을 포획해 뉴욕으로 수송한다. 이들이 앤을 납치해 간 킹콩을 잡기 전까지 섬에서 온갖 모험이 벌어지고 킹콩과 앤간에는 동물간의 감정이 피어난다. 뉴욕의 극장서 탈출한 킹콩이 브로드웨이를 쑥대밭으로 만든 뒤 손에 앤을 쥐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로 도망간다. PG-13. 전지역.


‘브로크백 산’(Brokeback M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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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여름 와이오밍의 브로크백 산에 생면부지의 두 젊은 카우보이 에니스와 잭이 양치기로 고용돼 도착한다. 양을 지키기 위해 한 사람은 천막 밖에서 자는데 어느 추운 날 밤 잭이 에니스를 천막 안으로 불러들인다.
서로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둘은 처음에는 아이들처럼 몸싸움을 하다가 이윽고 뜨거운 섹스를 치른다. 여름이 끝나 둘은 헤어진다. 그리고 둘은 자신들의 동성애 감정을 무시하고 각기 결혼해 아이들을 낳고 살지만 진짜 사랑을 못 잊는다. 둘이 헤어진지 4년 후 텍사스에 사는 잭이 찾아오겠다는 엽서가 에니스에게 도착한다. 이 뒤로 잭은 매년 정기적으로 에니스를 방문해 브로크백 산에서 사랑을 태운다. 갈등에도 불구하고 둘의 관계는 갈수록 깊어지는 반면 결혼생활은 금이 간다. R. 그로브(323-692-0829)



‘게이샤의 추억’ (Memories of a Geis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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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어부의 9세난 딸 치요는 교토의 폭군적이요 탐욕스런 어머니가 운영하는 게이샤 집에 팔려 게이샤 훈련을 받기 전 종살이를 한다. 치요를 처음부터 질시하며 못살게 구는 것이 동네 최고의 섹시한 게이샤로 표독스런 하추모모. 치요는 거리에서 만난 친절한 사장님이 사준 빙수를 먹고 이 사장님을 평생 사랑하게 된다. 하추모모의 라이벌인 마메하가 어머니를 찾아와 15세가 된 치요의 게이샤 수련을 위한 일체의 경비를 자기가 부담하겠다고 제의한다. 이름을 사유리로 고친 치요는 이때부터 마메하의 지도하에 게이샤 수업을 받으며 활짝 피어난다. 그리고 사유리는 힘 있고 돈 있는 사람들의 세상과 접촉하면서 다시 사장님과 관계를 맺게 된다. 2차대전 직후. 이번에는 사장님과 노부가 사업을 위해 사유리에게 부탁을 하는 입장이 된다. PG-13. 이크라이트(323-464-4226), 그로브, 크라이티리언(310-248-MANN)


‘날 사랑하기 위해 여기에 오세요’
(Be Here to Love Me) ★★★

1997년 새해 첫날 둔부 수술 후 심장마비로 52세로 사망한 컨트리 싱어 타운스 밴 잰트의 삶을 그의 음악과 지인들의 인터뷰와 가족 필름 등을 섞어 만든 흙 냄새 나는 기록영화다.
밥 딜란과 노라 존스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밴 잰트는 자기 파괴적 삶을 산 전설적 음악인이었으나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컬트적 가수였다. 가수요 남편이지 아버지였던 그의 삶은 비극적이면서도 자신의 노래처럼 아름다웠다. 가정의 안락한 삶을 사랑하면서도 방랑자의 삶을 추구했던 밴 잰트는 자기 노래를 작곡, 작사했는데 대단히 시적이다. 서사시적이요 사려 깊은 영화는 그의 가족들과 윌리 넬슨과 크리스 크리스토퍼슨 등 그를 알았던 컨트리 가수들의 증언을 통해 이 희한한 가수의 삶을 정성껏 통찰했다. 22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빅 화이트’(The Big White) ★★½

로빈 윌리엄스, 할리 헌터, 지오바니 리브시, 우디 해럴슨, 앨리슨 로만 및 팀 블레이크 넬슨 등 이름 있는 연기파들이 나오는 엉망진창 블랙 코미디. 눈 많이 오는 비슷한 소재의 ‘파고’의 허리춤에도 못 이르는 왜 만들었는지 이유를 알다가다 모를 졸작이다. 알래스카 유콘에서 찍었다. 폐문 직전의 여행사를 경영하는 폴은 정신병을 앓는 아내 마가렛과 살면서 돈에 시달린다. 그가 우연히 회사 앞 쓰레기통에서 총 맞은 시체를 발견하면서 이 시체를 오래 전에 실종된 동생의 것으로 위장하고 보험금을 타낼 계획을 짠다. 그런데 일확천금을 마련해 하와이로 여행할 꿈에 부푼 폴 앞에 치밀한 보험회사 직원과 두 명의 킬러 그리고 뜻밖에 실종됐던 동생이 나타나면서 폴의 무덤덤한 삶이 요동을 치게 된다. 그리고 얘기를 억지식으로 이끌어가면서 폴과 그의 아내에게 해피엔딩을 안겨준다. 성인용. 파빌리언 시네마(310-28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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