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변호사 시험문턱 “정말 높구나”
2005-12-06 (화)
스탠포드 전 학장도‘낙방’
유명 헌법전문가 셜리번
비아라이고사 4번‘고배’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에서 타주의 개업 변호사는 물론 전직 스탠포드 법대 학장마저도 낙방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릿 저널이 5일 전했다.
최근까지 스탠포드 법대 학장을 지낸 캐슬린 셜리번(여·50)은 대법원에서 헌법 문제에 대해 변론을 맡을 정도로 유명한 헌법 전문가였지만 지난 7월에 실시된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에서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
뉴욕과 매서추세츠주 변호사 면허를 갖고 있기도 한 셜리번은 스탠포드 법대 학장 자리를 포기하고 LA 소재 법률회사로 자리를 옮긴 뒤 변호사 시험에 응시했다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그녀는 민주당이 집권하면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미국 법조계에서도 알아주는 저명한 헌법 전문가였다는 점에서 그녀의 낙방은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셜리번을 스카우트한 법률회사 퀸 임마누엘 어커트 올리버 앤드 헤지스 LLP의 윌리엄 어커트는 그녀는 미국 법조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 만한 유명 인사라면서 그녀가 낙방했다는 것은 시험 내용과 채점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뿐 아니라 예일 법대를 나와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제리 브라운도 한번의 낙방 후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으며 또 다른 전직 주지사인 피트 윌슨은 무려 4번 도전 끝에 겨우 합격했다.
현 LA 시장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는 지금까지 4번이나 도전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으며 예일대 등 수많은 명문대 출신 현직 변호사들도 캘리포니아주의 높은 변호사 문턱 앞에서는 좌절을 맛봤다.
이렇듯 유명 법조인들에게 좌절을 안겨주는 것으로 유명한 가주 변호사 시험은 다른 주에 비해 시험시간도 3일로 긴 데다 합격점도 델라웨어주에 이어 2번째로 높을 정도로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캘리포니아 변호사 시험 합격률은 전국 최저인 44%에 불과했다. 44%의 합격률은 미국 전체 평균 합격률에 비해 20%포인트나 낮은 것이다.
이에 대해 비판론자들은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한 캘리포니아주 변호사들이 인위적으로 타주 변호사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시험을 비정상적으로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변호사 시험을 주관하고 있는 게일 머피는 변호사 시험은 경쟁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대중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다른 주의 개업 변호사들이 많이 떨어지는 것은 그들이 자신의 학벌과 면허만 믿고 시험준비를 게을리 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