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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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인가 위협인가 교사 살해 작문

2005-12-0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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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소로 고교 풋볼선수 2명 퇴학처분 히어링에 반발

“안본다는 약속어겨 사생활 침해” 법원에 중재 요청

재학중인 학교의 영어교사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내용을 자세한 그래픽까지 곁들여 작문 숙제로 제출했던 남자 고교생 두명 케이스가 결국 법정으로 비화됐다.
랜초 샌타마가리타의 해당 교육구측은 테소로 고교생인 이들에게 일단 정학처분을 내리고 퇴학여부 공청회 개최로 이를 마무리하려 했지만 당사자측은 오히려 ‘작문을 읽지 않겠다는 약속을 깨뜨린 교사가 학생들의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법원에 중재를 요청한 것.
이번 문제가 더욱 커진 것은 스캇 맥나잇(17)과 샘 스미스(18)로 밝혀진 두 학생이 오렌지카운티 지역의 탑 풋볼선수로 활약하는 유명 인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학교나 교육구의 징계 및 그에 따른 당사자측의 반발과 맞대응, 또 판사의 학교측 처사를 지지한 1차 판결 등은 부유층이 밀집된 이 지역 주민들뿐 아니라 교육계, 법조계의 의견까지 양분시키고 있다.
발단은 맥나잇과 스미스가 지난 10월 영어교사 앨리사 디소마에게 개솔린을 뿌리고 불을 붙여 살해한다는 내용의 작문을 제출했던 것이다. 약 한달 후에서야 일부가 공개된 작문 내용은 여교사를 발가벗겨 벽에 묶어놓고 발을 절단한 후 그녀가 주시하는 가운데 가족들을 살해하며 그런 후 개솔린을 전신에 뿌려 불을 붙여 죽이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를 읽은 교사 앨리사 디소마는 학교측에 보고했고 카피스트라노 교육구는 이 작문 내용을 심각한 위협으로 인정, 10월20일에 그들을 정학에 처하고 히어링을 통해 퇴학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들 가족은 변호사를 통해 오렌지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에 “작문 내용을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는 교사의 말을 믿고 장난 삼아 쓴 작문에 대한 학교측 퇴학추진 처사는 부당하며 특히 작문을 교육구측에 넘긴 교사는 학생인권 침해라는 위법행위를 한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달 1차 심리를 했던 코리 S. 크래민 판사는 학업 수행의 일환으로 낸 작문이므로 개인적인 장난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교육구측의 징계가 합당하다고 결정했다. 그와 더불어 두 학생은 퇴학 여부 히어링이 끝날 때까지 그들이 풋볼선수로 뛰던 테로소 타이탄스에서도 뛰지 못한다는 지시를 내렸다.
이들의 작문 내용 전문을 공개할지 여부가 이번 주 내로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퇴학 히어링은 가족을 대변한 변호사들의 요청으로 이번 달 말께로 연기됐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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