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수감사절 “디너엔 다양한 와인 서브하세요”

2005-11-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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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백포도주(리즐링·피노 그리)
적포도주(보졸레·피노 누아)
무거운 적포도주(카버네 소비뇽·보르도)

식사 전엔 샴페인
식후 디저트 와인을
와인 두 세사람 당 1병
잔은 한 사람 당 2개

추수감사절 식탁에서 잘 어울리는 와인이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땡스기빙 디너를 준비하는 가정들이나, 초대를 받고 추수감사절 만찬에 찾아가는 사람들 모두 요즘은 와인을 필수품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땡스기빙이 아니더라도 연말에는 크리스마스다 망년회다 하여 파티가 잦고 선물이 많이 오가는데, 이때 와인이 가장 만만한 선물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어디 가나 쉽게 사들고 가기 좋고, 받는 사람도 부담없이 식탁에서 오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떤 와인을 사가면 좋은가 하는 것인데 평소 와인을 즐겨 마시는 사람이 아니면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와인샵 종업원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다. 자신의 예산과 방문하는 파티의 분위기, 디너의 종류나 메뉴를 알면 그것까지 설명하고 추천해달라고 하면 기꺼이 어울리는 와인을 골라줄 것이다.
올해는 한두가지로 정하지 말고 좀더 다양한 와인을 테이스팅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전문가들도 요즘은 자유롭게 푸드 앤 와인 매치를 시도하는 편이다. 특히 땡스기빙 식탁은 샐러드, 터키, 햄, 크랜베리, 고구마 등 여러 맛의 음식을 고루 등장하기 때문에 화이트 와인이나 레드 와인 한가지만 내놓으면 너무 단조로울 수 있다.
서브하는 음식의 종류가 많고 손님 수도 많을 경우 서너가지 다른 종류의 와인을 내놓으면 손님들이 다양하고 자유롭게 맛볼 수 있어서 식탁이 더 흥겨워진다. 가벼운 백포도주(리즐링이나 피노 그리), 가벼운 적포도주(보졸레나 피노 누아), 무거운 적포도주(카버네 소비뇽이나 보르도)를 각각 한병씩 준비하면 무난하고, 식전에 샴페인이나 식후 디저트 와인까지 곁들이면 완벽한 디너가 된다.
이 경우 와인 글래스를 한 사람당 2개씩 놓는 것이 좋고, 와인은 두세사람 당 1병정도 준비하면 넉넉하다. 여러사람이 다양한 와인을 맛보면서 그렇다고 와인 값이 더 드는 것도 아닌 것이 사람들이 마시는 양은 한정돼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땡스기빙 디너에 서브하면 좋을 와인들을 모아본 것이다.





▲보졸레 누보
지난주에도 언급했지만 1주일 전에 출시된 2005년도 보졸레 누보는 터키 만찬에서 훌륭한 궁합을 이룬다. 신선한 과일향이 풍부하고 태닌이 전혀 없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다. 더구나 올해 나온 보졸레 누보는 요 몇 년간 마셔본 보졸레 와인중 최고로 맛있다. 지난 주 친구들과 6종류의 보졸레 누보를 시음했는데 1개를 제외하곤 모두 고르게 우수한 맛이었다. 그중 특히 맛있었던 것은 루이 테트 보졸레 누보(Louis Tete, 10.95달러)와 마누아 카라 보졸레 빌라주 누보(Manoir Carra Beaujolais Villages Nouveau, 12.95달러)로 할리웃에 있는 와인 바인 다인(Wine Vine & Dine, 1933 N. Bronson Ave. LA, CA 90068)에서 살 수 있다.

▲피노 누아
피노 누아는 델리킷한 와인이지만 어느 음식에나 두루 잘 어울리는 특성을 지녔다. 보졸레 누보처럼 신선하고 태닌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손님이 적고 와인을 딱 한병만 준비할 예정이라면 피노 누아가 생선, 터키, 햄, 비프, 야채요리에 모두 대충 맞출 수 있다. 피노 누아하면 오리건 주 윌라멧 밸리(Willamette Valley)에서 나온 것이 미국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크리스톰(Cristom Vineyards, 28.95달러), 벨 펜티(Belle Pente Wine Cellars, 29.95달러), A to Z(16.99달러), 앤드루 리치(Andrew Rich, 29.95달러) 등이 매우 우수한데 오리건 와인들은 대부분 소규모로 생산하기 때문에 인터넷 주문이 훨씬 수월하다. 일반 와인샵에서 고를 때 오리건 윌라멧 밸리라고 쓰여진 것들 중 20달러 이상이면 대체로 괜찮은 맛을 기대할 수 있다.

▲진판델
달고 진한 진판델은 추수감사절 만찬에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농축된 베리 맛과 후추향, 계피향을 가진 진판델은 태닌이 많지 않아 여성들의 입맛에 잘 맞을뿐더러 갈비처럼 양념이 진한 음식에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한식과 양식을 절충한 땡스기빙 디너에서는 시도해볼 만하다. 특히 진판델은 전세계적으로 미국산을 최고로 치므로 미국의 전통명절 식탁에 올리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소노마 카운티의 드라이 크릭(Dry Creek)과 러시안 리버 밸리(Russian River Valley) 산이 좋은 진판델을 생산한다. 15-25달러 짜리면 아주 훌륭하다.

▲카버네 소비뇽
전통적으로 붉은 고기에 어울리는 것으로 알려진 카버네 소비뇽은 땡스기빙 디너에서도 탁월한 선택이다. 특히 잘 숙성된 카버네 소비뇽은 태닌이 부드러워져 터키의 맛을 압도하지 않는다. 20~50달러 선에서 2001~2002년 캘리포니아 산의 카버네를 시도해볼 만한데 개인적으로 소노마 카운티의 부드럽고 우아한 조던(Jordan)은 언제 어떤 식사에서 마셔도 흡족한 와인으로 적극 추천한다. 이 외에도 페라리 카라노(Ferrari-Carano, 29.95달러), 헤스 컬렉션(Hess Collection, 42.95달러)의 카버네가 부드러운 맛을 선사한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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