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간, 단체간 공조 아쉽다
2005-11-17 (목) 12:00:00
지난 11일 SV한인연합(간사 알렉스 허)이 ‘한인타운 상징물 건립을 위한 서명운동’에 돌입한데 이어 12일에는 SF한인회(회장 김홍익)가 ‘더블린 한인피격사건 공정수사 촉구 서명운동’을 개시했다.
이로써 묘하게도 같은 시점에 베이 지역 한인사회는 동서남북을 통틀어 ‘서명운동’이 대대적으로 전개되는 형국이 됐다.
물론 이들 두개의 ‘서명운동’이 그 내용과 지향하는 바가 다소 차이점이 있지만 비슷한 시기에 시작됐으며 1만명 서명을 목표로 한다는 점 등 몇 가지 외형적인 면에서는 유사점들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한인들의 권익을 지키고 신장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맥락을 함께 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실리콘밸리지역에서는 또 하나의 커다란 이슈가 대두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산호세 한미봉사회(관장 심영임)가 추진해온 한인커뮤니티센터 건립 사업이다.
산호세 시당국으로부터 책정 받은 센터건립 지원금의 유효 시한이 내년 상반기로 다가온 것과 익명의 독지가 기부 등이 알려지며 한인커뮤니티센터 건립에 대한 동포사회의 관심과 호응은 그 어느 때보다 최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SF한인회는 한인회 정관상, 산타클라라 카운티가 SF한인회의 관할 구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정의 기부금을 한미봉사회 측에 전달하고 센터 건립을 독려하기 위해 한인회 회장단을 주축으로 임원진들이 한미봉사회의 18일 기금만찬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이날 행사에는 베이 지역 한인단체들과 업소 그리고 지상사인 삼성반도체 미주법인 등도 동참할 예정이다.
이러한 마당에 기금만찬 행사를 하루 앞둔 17일(목) 현재 확인된 참석자 명단에는 실리콘밸리지역 한인단체들의 연합체인 SV한인연합 소속 단체나 임원진은 단 한곳도,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은 의아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야말로 이는 ‘우리 집 잔치 상에 가족은 없고 옆집 사람들만 몰려오는 형세’가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이들 실리콘밸리지역 한인단체들이 센터건립 기금을 내지 않거나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지협적인 부분만을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실리콘밸리지역 최초로 한인커뮤니티센터 건립되는 일에 해당지역 한인단체들도 최소한 지지와 관심 정도는 표명해야 되며 SV한인연합 소속 단체중 한 두 단체 정도는 그리고 관계자 한 두명 정도는 참석해야 되는 것이 이치에 맞는 일임은 누구라도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반면 반대쪽 시각에서 볼 때 한미봉사회라고 이러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더블린 한인피격사건이 발생한 이후 관계당국에 공정수사와 대책마련을 촉구해온 일은 SF한인회 외에도 이스트베이 한인봉사회(KCCEB, 관장 김헌기)에 의해 사실상 주도돼 왔다. 이스트베이 한인봉사회는 산호세 한미봉사회와 거의 같은 업무를 다르고 있는 비영리 기관으로 노인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 다름점이라고 할 수 있다. 더블린 사건을 계기로 이후 결성된 ‘베이지역 한인정의구현연합’ 또한 KCCEB의 1.5세, 2세들이 추축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커뮤니티 단체의 임무와 위상은 봉사나 기타 프로그램의 운영에서 그치는 것은 아니다.
한미봉사회 또한 이후 한인커뮤니티센터 건립을 계기로 지역 한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보다 다양화하는 것은 물론, 한인의 권익을 찾고 신장시키는 일에 함께 동참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김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