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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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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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슴이 놓친 박자’(The Beat that My Heart Skipped)

폭력과 음악의 상반된 두 세계 사이에서 방황하는 젊은이의 모습을 어둡고 정열적으로 그린 매력적인 프랑스 영화다. 갱스터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톰은 어머니 사망 후 피아노를 포기하고 아버지 밑에서 밀린 세를 못내는 아파트 주민들을 협박해 돈을 받아내는 일을 한다.
피아노에 대한 애착을 못 버리는 톰은 어머니의 에이전트를 만나면서 다시 건반에 손을 댄다. 어두운 현실과 보다 나은 삶인 음악 사이에서 갈등하며 영혼의 구원을 찾는 청년의 뛰어난 드라마다. 최근 Wellspring에 의해 DVD로 나왔다.


‘살인자의 기억’
(The Memory of a Killer)


치매증세에 시달리는 나이 먹은 킬러의 느와르 스릴러. 빠른 속도와 세련된 스타일 그리고 스릴과 서스펜스를 갖춘 흥미만점의 영화. 18~19일 뉴베벌리 시네마(323-938-4028) 동시상영.


‘세 마음’
(Three of Hearts)

두 남자와 한 여자가 가정을 이루려고 시도하는 모습을 다룬 이색적인 관계에 대한 기록영화. 사실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희한한 내용이다.
20대 초반의 샘은 마피아 히트맨의 장남인 19세난 잘 생긴 대학생 스티븐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둘이 관계를 맺은 지 얼마 안돼 정열적인 샘이 둘 사이에 여자를 포함시키자고 제의, 스티븐이 이를 수락한다.
둘은 그 뒤로 7년간 둘이 모두 사랑하고 또 그들과 함께 셋이 하나가 되어 살 여자를 찾는다.
둘이 만나는 여자가 토론토 출신으로 배우 지망생인 새만사. 샘은 새만사를 사랑하고 새만사는 스티븐을 사랑하면서 트리오의 여정이 전개된다.
일부 지역


‘축제일’(The Big Day)

프랑스의 무언극 코미디의 1인자인 자크 타티의 감독 데뷔작으로 그가 주연도 한 1949년산 명작. 프랑스 혁명기념일이 임박한 한 작은 마을에 우체부가 배달과정을 현대화하려고 시도하지만 이 과정에서 온갖 장애를 겪으며 배꼽 빠질 우스개 일들이 벌어진다. 프랑스의 버스터 키튼이라 불리는 타티의 절묘한 코믹 타이밍과 기지와 유머와 재치가 눈부신 걸작이다.


‘윌로씨의 할러데이’
(Mr. Hulot’s Holiday)

역시 타티가 감독하고 주연한 1953년작으로 삶의 기쁨을 얄궂게 찬양한 가슴 따듯해지는 영화. 윌로씨가 휴가차 휴양지에 와서 일어나는 포복절도할 해프닝들. 20일 하오7시30분 에어로 극장(1328 Montana Ave. 샌타모니카) 동시상영.



‘비 시즌’ (Bee Season)

사랑으로 결속된 가족의 한 구성원이 자신이 맡은 역을 안할 때 가족의 감정적 균형에 발생하는 균열을 민감하게 그린 가족드라마.
종교학 교수 아버지 솔과 과학자인 어머니 미리암 그리고 모범학생인 오빠 아론을 둔 11세난 일라이자는 나이보다 훨씬 더 영특한 소녀.
일라이자는 우연히 자신이 스펠링에 천재적 재능을 지녔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이 사실을 오빠에게만 알리고 부모에게는 숨긴다.
그런데 솔이 딸의 재능을 알게 되면서 일라이자에게 스펠링을 가르치느라 매달린다. 아버지의 딸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연쇄반응을 일으키면서 가족의 근저를 뒤흔들어 놓는다. PG-13. 그로브, 뉴 윌셔(샌타모니카), 플레이하우스 7(패사디나) 등 일부지역.


‘오만과 편견’(Pride & Prejudice)

제인 오스틴의 소설이 원작인 19세기의 당돌한 한 처녀의 과감한 사랑의 모험담. 이 얘기는 1940년 그리어 가슨과 로렌스 올리비에 주연으로 영화로 만들어졌었다. 감정과 위트가 가득하고 대사와 의상과 촬영도 화려한 시대 의상극이다.
명문가의 냉소적인 가장 베넷과 그의 재잘대는 아내 사이에는 장성한 다섯 딸이 있다. 어머니는 딸들을 시집 보내려고 안달을 한다. 딸들 중 지적이요 정열적인 리지(키라 나이틀리)와 그의 상냥한 자매 제인이 모두 잘 생긴 부자 다시를 사랑하게 되면서 사랑의 길이 평탄치 않게 펼쳐진다. PG. 일부지역.


‘신데렐라 맨’(Cinderella Man)

지난 6월 개봉됐던 영화로 오스카 시상시즌을 맞아 재개봉된다. 경제공황시대 소시민들이 영웅이었던 헤비급 권투 선수 지미 브래독(러셀 크로우)의 자전적 영화. 권투영화와 아내(르네 젤웨이거)와 자식들은 사랑하는 아버지의 가족 드라마를 조화시킨 박진감 있고 감정적이요 상냥한 작품.
뉴저지의 박서 지미는 아내와 어린 3남매를 위해 권투하는 예의바른 박서. 그는 경제공황 직전 경기에서 지고 손에 골절상마저 입으면서 몰락한다. 판잣집에 살면서 막노동을 하는 지미는 자신의 트레이너 조의 주선으로 링에 복귀하나 졸전 끝에 선수 자격증을 박탈당한다. 지미는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링에 올라 승자가 되면서 당시 가난과 절망에 시달리던 미국인들의 영웅이 된다. PG-13. 아크라이트(323-464-4226)와 모니카(310-289-4AMC)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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