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밭에서 무슨 일이…
2005-11-16 (수)
차이나타운 인근의 열린 예술공간
매니저 “포르노 영화 찍었다”쫓아내
랜디 “그런 적 없다… 명예훼손”반박
차이나타운 북쪽에 오래 전에 있었던 철도역 광장의 불모지 32에이커에 옥수수씨가 뿌려지고 ‘열린 예술공간-Not a Cornfield’로 변모되는 바람에 무명예술가나 영화 제작자들이 퍼포먼스 장소로나 또 촬영장소로 즐겨 찾고 있다. 또 수많은 주민들이 자녀를 동반하거나 학교의 야외견학지로도 사랑 받고 있다.
옥수수들이 숲을 이룬 이 예술공간이 느닷없는 포르노 논쟁의 중심지가 되었다. 15일 LA타임스 보도로 드러난 이번 문제는 이곳에 220만달러를 투입한 아넨버그 재단의 현장 매니저가 이 곳에서 수개월간 촬영을 해온 아론 랜디(45·할리웃 실험영화 및 기록영화 제작자)를 ‘포르노 영화를 찍었다’며 비난, 쫓아내면서 발생했다.
그에 대해 랜디는 그동안 이 곳에서 20여명 이상의 댄서들과 시인, 배우, 아티스트들의 요청에 의해 촬영을 했을 뿐 나체나 성행위 장면을 찍은 일은 없었다고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그에 따르면 지난 4일 무희들을 촬영하고 있는 현장에 예술 프로젝트 매니저 아돌포 노달(전 LA카운티 문화부 총매니저)이 갑자기 나타나 “포르노 영화를 찍고 있다”고 모함한 후 경찰과 팍 레인저를 불러 강제로 몰아냈다.
랜디는 노달이 계속 그를 싸구려 포르노 제작자 취급을 하고 공원 방문객들도 있는 데서 심한 모욕과 명예훼손을 했다며 노달과 재단측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랜디측이 증거물로 내놓은 당시 현장 녹화 테입에는 노달이 이들을 포르노 제작자로 몰아붙인 것과 노달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양측 진술을 들은 후 그대로 철수한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뒤이어 온 팍 레인저는 랜디측에 촬영한 것을 보자고 강요했고 별문제를 찾지 못했으면서도 “또 다시 나타나면 카메라를 압수하겠다”고 협박한 장면도 아울러 있다.
랜디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원인데 무슨 말이냐”고 항의하자 노달은 수요일과 목요일만 3시간씩 허용하되 포르노를 못 찍게 감시할 경비원을 자비로 세우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 외에 이 옥수수밭 전시장 주도 예술가이자 아넨버그 재단의 이사 로렌 본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경고했다고 한다.
랜디는 지난주 본에게 공식편지를 보내 공원 직원들이 옥수수밭 일부가 눕혀지고 주변에 콘돔들이 버려진 것에 대한 책임을 엉뚱하게 자신에게 전가했다면서 다시 한번 포르노 촬영 사실을 부인했다.
<이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