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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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순찰대 ‘수난’

2005-11-0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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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밀입국자 흉포화… 돌·화염병에 총 발사도

피습 한해 687건으로 급증

멕시코와 미국 접경지역의 밀입국 단속이 강화되고 마약밀매 루트가 봉쇄되면서 이들이 총기나 돌멩이, 화염병 등으로 국경순찰대원들을 공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서부지역 국경순찰대의 통계에 따르면 마약밀매나 불법 월경을 단속하는 대원들이 공격당한 케이스가 지난해 9월30일부터 올해 9월30일까지 1년 동안 최소한 687건이 발생했다. 이는 1년 전의 354건보다 거의 100%가 더 증가한 수치다. 또 당국이 1990년 말부터 국경순찰대원 피습사건을 집계해온 이래 가장 높은 건수로 나타났다.
관계자들은 기존의 마약밀매 루트가 점차 막히고 또 밀입국자 적발 및 처벌이 강화되면서 그를 생업으로 하는 범죄조직들이 이제는 총기 등 무기와 폭력을 동원하여 목적 달성을 하려는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경순찰대는 대부분의 순찰대원 피습이나 폭력사례는 밀입국이 횡행하는 애리조나 노갈레스와 멕시코 티화나 부근에서 발생하지만 캘리포니아주 외딴 사막지대에서부터 텍사스주의 리오그란데까지에서도 거의 날마다 크고 작은 충돌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에 따르면 밀입국자들은 단속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로 소프트볼 크기의 돌멩이를 투척하거나 대리석 조각이나 쇳조각을 장전한 고성능 수제 총을 발사하며 때로는 타고 있던 자동차로 순찰대원들을 그냥 밀고 지나간다. 또 큰 통나무를 굴려 추격로를 차단하기도 해서 순찰대원들은 그로 인해 중상을 입거나 자동차 등이 크게 파손되는 피해를 입고 있다.
이같은 폭력적 저항 및 습격이 가장 잦은 투산과 샌디에고에서는 지난 한해동안 이들에 의한 총기피습 사례가 43건이 일어났으며 이는 전년도의 18건보다 거의 3배 가깝게 증가한 수치다.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 결과 3명이 다리에 총을 맞았고 20명 이상의 순찰대원들이 돌멩이에 머리를 맞고 병원 신세를 졌었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멕시코로부터 불법 입국 희망자들을 미국으로 월경시키는 알선책들의 경우 적발되면 대개는 돌멩이를 던지며 저항을 하지만 마약 밀매조직들은 치명적 살상무기나 권총 등을 사용하는 수법을 많이 쓰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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