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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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자’ ★★½

2005-10-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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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자’ ★★½

일기예보자 데이빗이 자동차에서 던진 셰이크를 뒤집어 썼다.

(The Weather Man)

되는일 없는 이혼남의 고달픈 삶

버라이어티의 평자도 말했듯이 보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동상 걸리게 할 춥고 을씨년스런 영화다. 도대체 이런 영화를 이 계절에 과연 누가 볼 것인가. 날씨 나쁘기로 악명 높은 시카고에서 겨울에 찍었는데 내용도 몹시 침울한 것이어서 우중충한 날씨에 비가 오는 늦가을에 봤다간 우울증 걸리기에 딱 알맞은 영화다.
내용 때문이겠지만 늘 발길에 채인 개의 표정을 하고 있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무허가 이발소에서 깎은 듯한 헤어스타일을 한 채 시종일관 죽을상을 하고 있는 데다가 우는소리로 내레이션까지해 곱으로 우울하게 만든다.
성격탐구 영화이자 뒤틀린 코미디로 아이를 둘이나 둔 이혼 남의 뒤늦은 자아각성의 이야기. 그러나 별로 우습지도 않은 데다가 서푼짜리 인생철학을 늘어놓고 있어 여러 가지로 부담스럽다. 시카고 TV의 성공한 일기예보자 데이빗(케이지)은 중년 삶의 위기에 봉착했다. 전처 노린(호프 데이비스)은 재결합을 시도하는 데이빗에게 엄격한 거리를 두고 있고 15세난 아들 마이크(니콜라스 훌트)는 문제아요 비만한 어린 딸 쉘리(제멘 데 라페냐)는 부녀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아버지의 모든 방법에 코방귀를 뀐다. 여기에 퓰리처상 수상작가인 데이빗의 아버지 로버트(마이클 케인)는 암에 걸려 죽기 직전. 그런데 데이빗은 아버지 콤플렉스에 시달린다.
데이빗이 가족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려고 무기력하게 애쓰는 얘기를 중심으로 데이빗의 뉴욕 전국 네트웍 TV방송국 취업 인터뷰가 곁가지 플롯을 이룬다. 여기서의 잡다한 가족문제들은 어느 가정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어서 특별히 심각할 것도 없다. 일기예보자라는 인물 설정은 자기 의지와 아무관계 없는 바람의 움직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사는 사람을 상징한다. 데이빗은 그를 일컬어 패스트푸드 인생이라고. 그런데 영화는 데이빗을 비참하게 만들기 위해 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 그에게 온갖 패스트푸드를 집어던지는 장면을 삽입했다. 문제는 패스트푸드 이름들을 대문짝만 하게 보여준다는 점. 고어 버빈스키 감독. R. Paramount.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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