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 ‘병원 통역’ 못한다
2005-10-25 (화)
언어 서툰 이민자 이용… “오역 잦아 사고 위험” 주정부 금지추진
영어가 서툰 새로운 이민집단이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 흔히 이용되는 ‘병원의 어린이 통역사’가 잦은 메디칼 오류를 야기한다는 지적에 따라 그를 전면 금지할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가족이 병원에 갈 때 가족 중 유일하게 영어를 할 수 있는 어린 자녀들이 통역사로 이용되는 케이스가 계속 증가하고 그같은 케이스 3건중 2건이 오역된다는 통계가 나오자 의회와 헬스케어 관계자들이 그를 원천 봉쇄할 방법을 모색하게 된 것.
캘리포니아주 매니지드 헬스케어(MHC)국은 모든 병원이나 의사 진료실, 클리닉 등지에서의 어린이 통역을 전면 금지시키는 법안에 대해 주민공청회를 11월 실시할 예정이다. 이 규칙은 그러나 응급 시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번 규칙이 제정되면 캘리포니아주는 어린이 통역활동을 가장 엄격하고 광범위하게 불허하는 첫 번째 주가 된다. 로드 아일랜드주를 포함한 일부 주가 병원은 환자의 편의를 위해 16세 이상의 통역사를 제공해야 하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지만 의사 진료실과 보건소는 그 범주에서 제외하고 있다.
리랜드 이 주하원의원(민주-LA)도 모든 공립병원과 정부의 재원으로 운영되는 보건소 등에서 진료 받는 사람들의 자녀들이 통역을 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의 상정을 준비중이다. 이 의원은 이민 1세인 부모가 병원에 갈 때마다 자신이 통역사로 따라 다녔던 정서적 불안감 등을 토대로 의학용어나 개념도 모르는 어린 자녀들이 부모의 질병에 대한 큰 책임감을 지는 것은 부당하다고 법안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어린이들은 의학적 단어의 뜻도 모르고 어휘실력도 없으며 또 정서적 미숙 때문에 특히 부모의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정확한 통역을 할 수 없는 데다 불안감도 심하다. 어린이들의 오역전달은 환자의 질병이나 증상을 오히려 악화되게 하기도 하며 부모가 암같은 불치병에 걸렸다는 것도 가장 먼저 알아야 하는 정신적 부작용도 야기한다.
관계자들은 현재 캘리포니아주는 주민들의 거의 40%가 집에서는 영어 외의 다른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같은 어린이 통역사 케이스는 더 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그같은 부작용을 봉쇄하는 법안들이 성공적으로 제정되면 앞으로 종합병원이나 개인 오피스 등에서는 자녀 통역사를 대체할 만한 전문 통역인력을 마련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고 그로 인한 막대한 추가예산도 또한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이들은 전하고 있다.
<이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