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부는 교사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야

2005-10-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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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생이 바라 본 교사파업 사태

BC주로 이민 온 한 고교생(버나비 사우스 세컨더리 11학년 아이린 웡 학생이 교사노조 파업과 강경 일변도인 BC주정부의 태도와 관련, 지역 신문에 기고한 글을 번역 소개한다.
11학년인 나에게 요즘 교사파업이 가장 큰 걱정거리이다.
교사들은 교육의 질(質)이 우려되어 파업을 하고 있지만, 이 파업은 고교 상급생인 나에게 커다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만일 파업이 더 길어지게 되면 더 많은 수업을 못 듣게 되고, 따라서 나중에 따라잡기 위한 공부 량이 많아지게 된다.
BC주로 이민 온 지 채 6년이 안되었지만 그 동안 두 차례의 교사 파업을 경험했다. 그들은 정부측에 학급 사이즈를 축소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내가 다니는 학교 경우, 많은 수의 클래스에 37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등록하고 있어 교사들이 모든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몇몇 클래스는 40명에 육박하기도 해 심지어 의자도 충분치 않는 경우도 있다.
또한 우리 학교에는 청각 장애 학생을 포함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장애 학생들도 공부하고 있고, 이들은 통역자 등 조력자를 대동해 정규수업을 듣고 있다. 이들 장애인 학생들은 교사가 가르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통역자를 바라보랴 노트 필기하랴 고충을 겪고 있다.
교사들이 이들 학생을 돌보기 위해 시간을 더 사용하는 것은 다른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공평하지 않은 일이다. 높은 품질의 교육을 받기 위해선 학급 당 인원수는 줄어야 한다.
학생들은 교사의 도움을 이전보다 더 많이 필요로 하고 있다. 즉, 과제물과 관련한 도움, 클럽 활동 지원, 추후 학생들의 진로와 관련 조언 등.
등록 학생들이 많아지게 되면 교사들은 과제물을 체크하느라 채점하랴 업무량도 증가해, 결과적으로 학생들을 도울 시간은 적어지게 된다.
교사들이 자신들의 행동에 따른 영향을 알면서도 91%가 파업을 지지했다. 주정부는 왜 그토록 많은 수의 교사들이 불법적이나마 파업을 하게 된 것인지 잠시나마 생각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교사들의 목소리를 외면해선 안 된다. 더욱이 교사들이어야 말로 교육에 관한 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권리를 지닌 집단이기 때문에 정부는 이들이 말하는 것을 경청해야 한다. 정부는 교육 품질 제고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투자도 해야 한다.
교육은 우리 나라의 발전을 위한 핵심이며 사회의 뿌리요 어린이는 나라의 미래이다. 이민자들이 캐나다를 선택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더 나은 자녀교육 때문이다. 하지만 BC주에서의 잦은 교사 파업은 이 나라의 교육 품질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정부는 학생들과 국가 발전에 추가 손상을 입하지 않도록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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