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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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명화 ‘모간스 크릭의 기적’

2005-09-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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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선적 도덕관 날카롭게 풍자
금발 베티 허튼 활기넘친 연기

1940년대 뛰어난 코미디(‘레이디 이브’ ‘설리반의 여행’)를 많이 만들었던 프레스턴 스터지스 감독의 옆구리가 찢어지도록 우스운 풍자영화다. 2차대전을 시간대로 한 이 영화는 미국의 작은 마을들의 위선적인 도덕관과 전쟁중 군인들에 대한 로맨스 금지령 등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조소한 영화로 이렇게 재미있고 우스운 영화도 많지 않다. 1944년작 흑백.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는 데도 그런 터무니없는 얘기를 믿어지도록 만든 스터지스의 솜씨가 놀랍기만 하다.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흥미진진한 코미디로 특히 바람둥이 처녀역의 금발 베티 허튼의 젊은 활력이 종횡무진으로 스크린을 주름잡는다.
손바닥만한 마을 모간 크릭의 경찰관 아버지와 성질 고약한 여동생을 둔 금발의 트루디는 사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처녀. 트루디는 어느 날 술에 잔뜩 취해 어떤 군인과 동침을 하면서 그만 임신을 하게 된다. 트루디는 아기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처녀가 애를 뱄으니 큰일 났는지라 트루디의 아버지는 트루디의 친구로 소심하고 착한 은행원 노발(에디 브래큰)과 트루디를 결혼시킨다. 노발은 영문도 모르고 평소 자기가 좋아하던 트루디와 결혼을 한 것이다.
여기서부터 얘기는 이리 꼬이고 저리 꼬이면서 노발은 당국에 의해 군인 사칭, 납치, 위조 및 은행강도 혐의로 수배를 받는다. 그래서 노발은 마을에서 빨리 도망쳐 나와야 할 처지가 되는데 이런 노발을 구해줄 것은 기적밖에 없다. 그러나 맨 끝에 가서 트루디가 여섯 쌍둥이를 낳으면서 만사 OK. 브래큰이 아기 여섯을 가지게 됐다는 말을 듣고 놀라는 장면이 배꼽을 뺀다. 브래큰과 예쁜 허튼의 콤비가 절묘한 보석 같은 코미디다. Paramount.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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