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피플 16년만에 꿈의 땅에
2005-09-28 (수)
베트남 난민 229명 미 도착
지난 1989년 미국 이주를 신청한 후 필리핀에서 거주해 온 베트남 난민들 가운데 1차로 미국행이 허락된 229명이 16년간에 이르는 오랜 대기생활 끝에 26일 꿈에 그리던 미국 땅을 밟았다.
이날 밤 전세기로 LA 국제공항에 도착한 이들은 지난 1975년 베트남 패망 당시 탈출한 난민들이 대부분이고 그밖에 지난 80년대 미국 정부의 후원에 따라 이민 길에 나선 미군을 아버지로 둔 자식들 및 그들의 가족이 포함되어 있다.
이 날 공항에는 필리핀 난민으로 있다 먼저 미국에 정착한 베트남인들이 나와 이들을 환영했으며 이들도 “우리를 살려준 미국에 감사한다. 필리핀에서 나오지 못하는 나머지 사람들도 배려해달라”고 쓴 붉은 배너를 들어 보였다. 환영행사가 끝난 후 남가주 정착을 희망하는 50여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다른 비행기를 타고 다른 주로 서둘러 향했다.
제각각의 사연을 안고 바다를 떠돌다가 필리핀 난민촌에서 생활해 온 이들은 1989년 3월 이후 난민자격이 상실되고 1996년에는 유엔의 원조마저 끊기면서 일부는 강제 추방의 위기에 몰렸다.
유엔 원조가 끊기자 다른 국가들은 이들 난민을 다시 베트남으로 돌려보내는 극단조치까지 취했으나 당시 필리핀 대통령이었던 피델 라모스는 가톨릭계의 지원아래 계속 체류할 수 있게 허용했다. 그러나 이들은 영주권이나 법적 권리 등을 받지 못한 채 마음 졸이며 미국행만을 기다려왔다.
이들은 결국 지난해 미국과 필리핀 정부가 지난 1989년 미국행을 신청한 1,855명에 대해 심사를 거쳐 미국행을 허락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미국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됐고 나머지도 곧 미국으로 오게 됐다.
그러나 미이민 당국은 서류검사 및 면접에서 약 300여명이 필리핀 부인을 두고 있거나 서류를 조작하는 등 결격사유가 있는 것을 확인, 이들에 대해서는 미국행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