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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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뿐인’ 필리핀타운

2005-09-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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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부터 필리핀 이민자들이 뿌리를 내리며 번성했던 다운타운 인근의 필리핀타운이 3년 전 이 지역을 필리핀 타운 및 사적지로 공식 지정한 데다 필리핀 아메리칸 파워 재결집을 위한 리더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핵심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LA타임스가 12일 지적했다.
타임스는 북으로는 할리웃 프리웨이(101번), 남쪽으로는 베벌리 블러버드, 동쪽으로 글렌데일 블러버드, 서쪽은 후버 스트릿과 경계지어 지는 필리핀타운은 LA 아시안 인구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는 통계가 무색하게 4만여 지역 거주민들 중 필리핀인들은 겨우 15%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3년전 지정불구 필리핀인 비중 15%불과
특징 없이 슬럼화… 최근 재개발 박차

또 거주인들도 대부분 경제활동이 없는 노인들이 대부분이어서 특별한 행사도 유치할 수 없고 스몰 비즈니스나 스토어 등도 스패니시, 중국어, 한국어 간판 등을 더 많이 달고 있어서 필리핀 타운의 특징이나 냄새가 거의 없다. 또 많은 건물과 거리가 쇠락하고 자물쇠가 채워진 빈 가게들조차 많아서 커뮤니티 지도자들의 슬럼화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아울러 전했다.
통계에 따르면 필리핀 타운에서 살던 필리핀인들은 수십년 동안 자연발생적으로 소개되어 현재는 카슨(지역 인구 중 18%가 필리핀계)과 이글락, 스튜디오시티에서 많이 거주하고 있다. 그 외에는 세리토스(12%), 웨스트 코비나(9%), 부에나팍(6%), 롱비치(4%) 등에 필리핀계가 밀집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필리핀계 상권도 10여년간의 투쟁 끝에 3년 전 공식 필리핀 타운으로 지정을 받은 기존의 필리핀 타운보다는 샌개브리엘 밸리나 웨스트 코비나 쪽에서 산발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필리핀계 주민들이 차이나타운이나 코리아타운처럼 밀집된 커뮤니티 형성을 못하는 첫번째 이유로 이들이 모국어로 타갈로그어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것을 꼽고 있다. 즉 언어 불편이 없어서 같은 민족끼리 살지 않아도 불편함이 없고 어느 지역에서나 직업 구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에 필리핀 커뮤니티로 결집하자는 리더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필리핀계 리더들은 최근 필리핀 타운 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주변 땅과 건물들을 서서히 매입한 개발 프로젝트가 최근 92유닛의 저소득층 아파트 건물을 완공시켰으며 곧 80유닛의 노인아파트가 포함된 162유닛의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또 최근 210만달러를 투입한 거리 미화작업 및 도심 공원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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