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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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업주, 강도 추격‘맨손 격투극’

2005-08-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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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권총”침착 대응… 빼앗긴 손님가방 되찾아

“우리 가게를 찾아온 손님이 강도를 당했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나요
뷰포드 한인타운에서 한일관 식당을 운영하는 이종희씨는 20대 강도범과 격투를 벌인 사연을 풀어놓으며 담담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지난 4일 저녁 9시 58분께, 늦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을 찾은 한인 여성 2명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강도를 만났다. 20대로 보이는 이 흑인 강도범들은 한인여성의 머리를 내리쳐 부상을 입힌 후 가방을 빼앗아 도주하려 했다.
같은 시간 식당 안에서 일을 하고 있던 이종희 사장은 밖에서 들리는 여성의 비명 소리에 놀라 주차장으로 뛰어나갔다. 자신의 눈앞에서 강도범을 발견한 이씨는 상황을 정리할 겨를도 없이 범인을 뒤쫓기 시작했고 범인과 몸싸움을 벌이게 됐다. 이씨는 “범인이 장난감 권총을 손에 쥐고 있다는 사실을 즉시 알아챌 수 있었다며 “그래도 상황이 위험한 줄은 알았지만 범인이 쥐고 있는 가방을 되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몸을 사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범인은 식당 옆 상가에 미리 자동차를 대기해 놓는 등 치밀하게 사전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이씨의 추격에 가방을 빼앗긴 채 황급히 도주했다.
이 사장 부부는 피해를 당한 손님을 안정시키고 경찰에 신고를 했고 3분 후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사건을 보고 받고 범인검거에 나섰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강도행각을 벌인 범인들은 검은색 구형 셰볼레를 몰았으며 다소 왜소한 체격이었다. 이와 관련, 이날 피해를 당한 정 모씨는 범인들이 자신의 차량을 미행한 것 같다며 자신이 운영하는 존스보로 매장에서 범인들의 얼굴을 본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한편, 이날 사건은 한일관 식당에 설치된 6대의 폐쇄회로 TV에 녹화돼 경찰 수사에 탄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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