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99달러짜리 나파 크릭 와인 맛도 싸구려

2005-08-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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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트레이더 조스(Trader Joe’s) 스토어에 가면 1.99달러짜리 찰스 쇼(Charles Shaw)만큼이나 잔뜩 쌓여 있는 와인이 있다. 3.99달러의 나파 크릭(Napa Creek) 와인이 그것으로 2002년산 멀로와 샤도네 두 종류가 나와있다.
지난 달 와인 시장에 처음 등장한 나파 크릭은 찰스 쇼를 생산하는 브롱코(Bronco)사가 새로 출시한 와인으로 ‘나파 밸리산 싸구려 와인’이란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포도주 레이블에 원산지를 나파 밸리라고 명기하기 위해서는 그 곳에서 재배된 포도를 85% 이상 사용해야 하는데 나파 밸리는 워낙 땅값이 비싸고 포도주 생산원가가 높기 때문에 4달러짜리 와인을 만들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4달러짜리 나파 밸리 와인은 맛이 어떨까, 지난 주 멀로와 샤도네를 한병씩 사다 마셔보았다. 결론은 이 와인으로 인해 나파 밸리의 명성이 타격을 받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의 매우 형편없는 맛이었다.
멀로는 싸구려 과일향이 압도하는 데다 태닌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가벼운 맛이 들척지근하게 느껴졌고, 샤도네는 싸구려 오크향과 함께 뒷맛이 사카린 맛처럼 달고 써서 도저히 더 이상 마실 수가 없었다. 웬만하면 와인을 절대 버리지 않는 사람인데 나파 크릭 샤도네는 한잔 따르고 남은 와인을 다 버리고 말았다.
나파 밸리에서 자란 포도라고 해서 다 품질이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품질이 아주 좋지 않아서 폐기처분해야 할 포도들이나, 나파 밸리 안에서도 가장 후진 토양에서 마구잡이로 재배된 포도들을 사들여 대량으로 만들어낸 와인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나파 크릭은 기대 이하의 맛을 선보였다. ‘투 벅 척’(Two Buck Chuck)이라 불리는 찰스 쇼와 비교해 그 두배만큼 맛있지는 결코 않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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