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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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소떼가 공기 오염 주범”

2005-08-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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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만마리 사는 샌호아킨 밸리 오염도 전국 1위
마리당 배기가스 연 19파운드 배출… 천식 급증

과수원이나 채소농장, 낙농업계가 밀집된 중가주 샌호아킨 밸리는 전국에서 가장 공기가 나쁜 지역으로 수년째 손꼽히고 있다. 그같은 악명을 얻게 된 주요 원인은 다른 지역처럼 자동차나 공장지대의 배기개스가 아니고 젖소 떼로 인한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샌호아킨 밸리 대기공해 통제지구가 1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 지역 스모그 형성의 제 1요인은 이 지역의 젖소 한 마리당 1년에 배출하는 약 19.3파운드의 휘발성 유기합성 개스로 인해서다. 즉 샌호아킨 밸리지역 대기오염의 원흉은 이 지역에서 사육되고 있는 약 250만마리의 젖소 떼라는 것.
이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젖소 한 마리가 되새김질 등의 소화과정을 통해 1년간 내뿜는 약 20파운드의 배기개스의 양이 대기공해의 주범으로 꼽혀 온 모든 승용차나 트럭, 또는 살충제로 인한 배기개스 양보다 더 많다. 한편 이 지역의 젖소의 수는 미국 전체의 약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샌호아킨 밸리는 텍사즈주 휴스턴과 LA시와 함께 수년간 더러운 대기오염 도시의 1위에서 3위를 도맡아왔다.
특히 샌호아킨 밸리는 최근 6년간은 연방환경청이 규정한 오존 스모그 수치를 훨씬 넘어서며 다른 지역을 제치고 요주의 1순위 지역으로 꼽혀왔다. 환경단체가 제시한 통계에 따르면 이 지역의 나쁜 공기로 인해 주민들 중 유달리 천식환자가 많으며 초중고교생들은 6명중 한 명꼴로 응급조치용 호흡 보조기를 들고 다닌다.
이같은 연구에 따라 연방 및 로컬 당국, 또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젖소 떼 자체나 젖소 배설물에서의 개스 분출량을 감소시키는 테크놀러지에 큰돈을 투자할 것을 낙농업계에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낙농장 자체 공해감소 시설에서부터 젖소 사료로 개스 분출이 보다 적어지는 것으로 대체하라는 규정 등이 그것.
당국의 낙농업계를 대상으로 한 강력한 공해 방지법 규정 제정 움직임에 이 지역뿐 아니라 전국의 관계업체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젖소들의 되새김질에서 주로 배출되는 개스를 통제할 과학적 뒷받침이나 대안 제시 없이 무조건 젖소들의 자연적 개스 배출만 막겠다는 법률제정 시도는 어불성설이며 그를 사전 봉쇄하기 위한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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