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마켓 주말‘배추전쟁’

2005-07-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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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박스에 8불대로 가격인하 …원가 13불에 못 미쳐

▶ 마켓은 살아남기 위해 출혈…소비자는 마켓단합보다 시장원리 반겨

한정된 시장을 놓고 한인 마켓들이 보이지 않는 주말 전쟁을 치뤘다.
대표적 한인마켓이라고 할수 있는 한아름과 한남은 매출의 황금시간대인 금, 토, 일요일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배추 한박스를 9불 이하로 내놓고 판촉을 벌였다.
판촉의 불을 지핀쪽은 한아름. 한아름이 광고판촉물을 통해 배추 한박스에 8.98에 판매한다고 하자 곧바로 한남이 8.95에 팔기 시작했던 것.
실제로 지난 주말 마켓에 납품된 배추값은 13불이었던 것으로 확인돼 밑지고라도 팔아서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한인 마켓의 주말 판촉전은 사실상 3센트 범위에서 총성없는 한판 전쟁을 벌인 셈이다.
주말을 맞아 이같은 양측의 주말전쟁은 매번 품목을 달리하며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의 한 관계자는 좁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면서 지난주말 배추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은 것은 일종의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미끼상품’이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마켓의 이같은 판매전략을 이해하지 못한 고객들은 마켓의 한정판매 행위에 대해 못마땅해 하며 불만을 터트리는 일이 종종 발생, 마켓측과 소비자간 언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마켓입장에서는 미끼상품을 통해 고객을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 구매자 1인당 한박스씩 한정 판매를 시행하는데 반해 고객들은 가족이 여럿이 와 따로 사면 되는 것을 왜‘눈가리고 아웅 하느냐’면서 그냥 필요한 만큼 팔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
한편 지난주말 배추값 저가를 주도했던 한아름 관계자는 대량구입으로 매입원가를 낮췄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무엇보다 한인들의 기호식품인 배추 무 같은 것에 대해서는 서비스 차원에서 밑지고도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마켓의 속내는 결코 호락호락 상대 마켓에 주말 상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나름대로 전략에 따른 것이어서 양측의 지속적인 출혈 전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버나비에 사는 유 아무개 주부는 “마켓들이 단합해서 폭리를 취하는 것보다 시장원리에 따라 고객을 만족시키는 제품가를 내놓는다면 바람직한 일이라”고 양측의 가격인하 경쟁을 반겼다. /안연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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