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배움 통해 마음 나누는 이색 교실

2005-07-21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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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스푼선교회 운영 ‘야학’에 한인 늘어

매주 일요일 저녁 애난데일 소재 굿스푼 선교회 사무실에서는 한인과 라티노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영어 수업을 받는 흐뭇한 풍경이 펼쳐진다.
라티노 선교 구제 단체 굿스푼 선교회(대표 김재억 목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야학이 히스패닉 뿐만 아니라 한인들에게도 관심을 끌고 있다.
굿스푼이 지난 6월부터 매주 일요일 저녁 7시부터 굿 스푼 선교사무실에서 실시하고 있는 야학은 무료 기초 생활영어 강좌로 한국어·영어·스패니쉬로 진행된다.
야학에는 매주 5~10명의 히스패닉과 지난달부터 소문을 듣고 찾아 온 한인들도 서넛 동참하며 배움의 열기를 더하고 있다.
야학은 낮에는 생업에 바빠 미국생활에 절대적인 영어를 배우고 싶어도 배울 형편이 안되는 라티노 노동자들을 위해 마련된 것.
강좌는 조지 워싱턴대학에서 컴퓨터 관련 석사학위를 받은 미셀 김씨가 자원봉사자로 나서 진행하고 있다.
김씨는 “고단한 삶 속에서도 배움의 의지를 갖고 진지하게 수업에 임하는 라티노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며 “어려운 문법보다는 당장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생활영어 중심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야학에 참가하는 수강생의 증가로 굿스푼에서는 영어 구사 능력에 알맞는 기초, 초급, 중급반 등으로 강좌를 다양화시킬 계획이다. 또 히스패닉 문맹자들을 위한 스패니쉬 기초반도 개설할 예정이다.
한인들을 위한 스패니쉬 강좌는 지난달부터 조영길 전도사가 매주 월, 목요일 저녁 진행하고 있다.
김재억 목사는 “영어공부에 대한 필요를 느끼면서도 그날 벌어 그날 먹고 살아가는 어려운 형편에서 선뜻 영어를 배울 엄두를 내지 못하는 가난한 라티노 형제들을 위해 야학을 개설하게 됐다”고 밝혔다.
과테말라 출신의 이반 가르시아씨(53)는 “미국 생활 4년째인데 영어를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가 없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편 굿스푼에서는 야학 강좌를 담당할 자원봉사자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주소: 4209 Evergreen Ln, Annandale 문의(703)256-0023.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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