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학부모가 쓰는 자녀교육 체험담-연극은 좋은 과외활동

2005-07-18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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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했다

학생·부모 함께 즐기면서 특이한 경험 얻어

수진이의 과외활동 중에서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이 연극 과외 활동이다. 여기도 연극이(아주 유명한 극단이라면 모르지만) 인기 있는 것이 아니라서 공연을 하는데는 재정적인 어려움이 따랐다. 출연하는 학생들의 부모들이 직접 나서서 무대 설치, 조명, 안내, 간식 준비, 그리고 티켓 판매까지 해야 한다.
우리도 그 한 부분을 맡아 간식도 준비하고 티켓도 판매했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연극이 끝나고 나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모든 출연자들이 공연이 끝나자 마자 밖에 나와 앉는다. 그러면 관객들이 나오면서 출연자들과 함께 이야기도 하고, 사인도 받고 또 사진을 함께 찍기도 한다.
특히 아이들은 출연자들의 주위를 맴돌며 신기한 눈으로 한참 쳐다보곤 한다. 아마도 이곳의 관례가 그런가 보다. 처음에는 조금 이상했는데 차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출연자와 관객이 함께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두 번의 극단 공연을 통해 알게 된 것인데 연극하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어릴 때부터 연극을 시작했고 또한 개인적으로 연극 지도를 받거나 예술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들의 꿈은 TV나 영화로 발돋움하는 것이며 그들의 친구들 중에는 실제로 TV나 영화로 발탁된 아이들도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아역 배우들이 아동 연극단 출신이다. 우리도 수진이가 연극을 하기 전까지는 동양인인 우리에게는 연극이 무엇인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을 경험했다. 혹시 아이가 관심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은 과외 활동이다.
한 번은 학기 중에 ‘Musical Annie’의 중요한 역으로 뽑힌 적이 있었다. 공연을 위한 연습은 학교 수업 후에 없는 시간 중에서라도 짜내어 한다고 하지만 연극 공연 그 자체는 학교 수업까지 장기간 빠져야 되는 상황이 되니 우리로서도 선택이 쉽지가 않았다.
차라리 오디션에서 떨어지든지, 아니면 맡은 역이 단역이든지 하면 포기하는 것이 쉬웠을 터인데 며칠동안 고민을 한 끝에 결국은 출연을 포기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학교 수업을 장기간 포기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고 또 연극을 전공으로 할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 수진이가 실망하고 며칠동안 울면서 어렵게 따낸 역을 왜 포기해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을 때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미안하다. 그 후 베벌리 힐스에 있는 한 탤런트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여러 곳(Disney, CBS & Fox Studio등)에서 오디션을 하면서 TV 출연을 시도해보기도 했다.
한 가지 신기한 것은 하버드 면접관(Harvard Interviewer)도 연극 과외 활동에 아주 많은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또 이렇게 많이 할 수 있었으며 피곤하지는 않았느냐고 묻기까지 할 정도로 큰 관심을 보였다.
수진이는 “피곤하였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것들이라서 즐기면서 하였다” 라고 대답했다는데 실제로 수진이가 가장 즐기면서 한 과외 활동이었으며 우리에게도 특이한 경험을 안겨준 그러한 활동이었다.
<다음 주에 계속>

최남훈
최수진양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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