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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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공공의 적’잡고보니… 독실 기독교인‘이중생활’

2005-07-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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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강도·살인·법정탈주 등 80년대‘악명’
도피극 19년… 사우스게이트서 체포·송환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3자녀의 아버지이자 성실한 가장, 또 어려운 이웃을 적극 돕고 산다는 평판의 중년 남성이 ‘멕시코 공공의 적 1호’로 전격 체포된 후 곧바로 멕시코로 송환된 사건으로 그가 살았던 사우스 게이트 지역이 온통 떠들썩하다.
주인공은 가명인 아루투로 몬토야로 멕시코계 주민 밀집지역인 사우스 게이트에서 십수년간 살아왔던 알프레도 리오스 갈레아나(51). 그는 지난 11일 자택에 밀어닥친 연방 이민 세관 수사관들에 의해 체포됨으로써 1986년 멕시코 법정에서 시작된 ‘자칭 멕시코판 로빈훗의 성공적 도주극’에 종지부를 찍었다.
12일 멕시코시의 경찰에 송환된 그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저질렀던 26건의 유혈 은행무장강도 혐의와 경찰관과 여성, 어린이를 포함한 6명 살인혐의, 또 납치, 법정탈주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게된다.
그는 이날 멕시코에 강제 송환된 후 “피비린내 나는 범죄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으로 도주했고 그동안 참회하며 조용히 살았는데…”하고 고개를 떨궜다. 수사관들은 그가 91년께 미국으로 불법 입국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의 체포는 익명의 제보가 지난달 가주 차량국에 접수됐고 수사관들은 몬토야의 지문을 멕시코 정부에 보내 대조한 결과 이뤄졌다.
멕시코 경찰기록에 따르면 그는 악명높은 범죄조직 두목으로 약 15년동안 온갖 살인, 강도, 폭행 범죄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후 체포됐다. 그는 1986년 11월 22일, 재판을 받기 위해 출두했던 멕시코시 법원에 사제폭탄이 투척되면서 13명의 범죄자들과 함께 탈출, 잠적하면서 멕시코 공적 1호로 수배되어 왔다.
한편 그의 삶과 가정을 잘 알던 이웃들은 충격과 비탄에 빠졌다. 주민들은 소규모 청소업을 하면서 교회의 봉사자로, 아내와 3자녀를 성실히 부양하던 몬토야의 실체가 멕시코인이면 다 아는 범죄자 리오스 갈레아나였다는 사실에 당혹감과 안타까움을 금치못하고 있다.
특히 사우스게이트의 목사 멜빈 아세베도는 “그의 성실한 삶과 자녀 및 이웃을 사랑하는 정신자세는 이 지역 주민들의 롤 모델이 될 정도였다”고 말하고 이곳에서만 최소한 15년 이상 거주했던 그는 성가대원으로, 또 아픈 교인들을 찾아 위로하는데 적극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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