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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가 고객 살해 사주

2005-07-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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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횡령 들키자 남자친구 시켜 흑인 형제 총격 4년전 사건 밝혀져

지난 2001년 LAPD 여자 경찰이 사망한 후 그의 두아들 조차 잉글우드의 자택에서 우체부로 변장한 괴한의 총에 맞아 참혹하게 살해된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은 범인이 잡히지 않음으로써 영구미제로 남을 뻔 했다.
그러나 당시 18세, 20세였던 그들 형제가 죽기 전 “우리가 고용한 변호사가 엄마의 생명보험금을 횡령했다”는 불평서를 검찰에 접수시켰던 것에 의심을 품은 일부 로컬 수사관들의 끈질긴 파혜침 수사로 4년만에 살인용의자들을 법정에 세우게 됐다.
LA카운티 검찰은 8일 죽은 형제의 변호사였던 안젤라 폰 월라치의 사주를 받고 이들 형제를 총격살해한 혐의로 친구 티모시 맥(49)을 정식 기소한다고 발표했다. 또 월라치 변호사도 곧 살인 음모, 사주혐의 등으로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둘은 형제가 사망한 후 보험금 횡령재판으로만 회부되어 유죄판결과 6년형을 받고 현재 수감중이다.
변호사가 보험금 횡령을 은폐하기 위해 클라이언트를 아예 살해했다는 엽기적 사건은 2000년 6월에 시작됐다.
검찰의 기소장에 따르면 암으로 사망한 LAPD 여자경찰 시리 아랜트의 장례식에서 월라치 변호사는 슬픔에 잠겨있는 그녀의 두 아들 하워드 버드송(20), 존트레 버드송(18)에게 접근했다.
이들 형제는 엄마의 유산 및 생명보험금 수령 처리를 도와준다는 그녀를 고용했고 그해 38만달러의 보험금을 받았다. 그러나 월라치는 하워드의 어카운트의 보험금을 허락도 없이 꺼내 쓰기 시작했다. 그를 후에 눈치챈 하워드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급해진 월라치는 2001년 5월 검찰신고를 철회하면 26만 8,000달러를 주겠다고 제의했다.
그 제안을 거절당한 월라치는 친구인 맥을 은행원으로 변장시켜 하워드에게 12만 5,000달러를 준다며 합의를 강요했다. 하워드는 역시 거절했고 그 후 한달뒤인 6월6일 우체부 유니폼을 입은 맥은 그들 형제가 묵던 친지 집에 들어가 하워드와 존트레에게 총격을 가한 후 도주했다.
잉글우드 경찰은 그들 형제가 보험금 수령과정에서 월라치 변호사와 불화했고 그것이 살인의 동기였다고 보고 검찰측이 보험금 횡령으로만 이들을 기소한 후에도 4년이 넘도록 수사를 계속, 이들을 추가 기소하는 개가를 올리게 됐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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