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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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태생 미국인 영화감독 이라크 미군에 한달반째 억류

2005-07-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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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무혐의”석방촉구… 부시 대통령등 제소

이란 태생 미국인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이 지난 5월 중순, 이라크에서 미군 당국에 의해 특별한 혐의나 이유 없이 1달 반이 되도록 억류중이라며 가족들과 ACLU 남가주 지부 등 민권단체들이 공동으로 그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가족들은 6일 기자회견을 갖고 사이러스 카르(44·LA 거주)는 고대 페르샤를 건국한 ‘사이러스 대제’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이라크를 방문했다가 5월 중순 바그다드 인근 미군검문소에서 ‘그가 탔던 택시 안에 폭발물 제조에 필요한 성분이 발견된 혐의’로 붙잡혀 지금까지 억류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로스펠리츠의 한 아파트에 살던 카르는 올해 초 중동지역 촬영을 위해 떠나 그동안 이란과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을 거쳐 이라크에 입국했다.
카르는 체포된 후 거의 10일만에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택시운전사가 관련된 오해로 같이 탔던 카메라맨과 함께 미군에 의해 억류된 상태”라고 알려왔고 6월28일 “혐의가 없는 것이 밝혀졌는데도 계속 감금하고 있다”고 불평한 이후 소식이 두절됐다.
국방부는 전날 뉴욕타임스와 LA타임스가 카르의 행방에 대해 묻자 그가 현재 바그다드 외곽 유치장에 억류됐다고 확인하고 현재 특별한 혐의는 없지만 시큐리티를 위협했는가에 대한 히어링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FBI LA 에이전트 잔 윌슨이 수주 전 그들에게 카르는 거짓말 탐지기도 통과하는 등 무혐의가 확인됐으며 곧 풀려날 것이라고 말한 것을 들어 당국은 무고한 시민을 계속 억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5일 카르의 이라크 억류가 명백한 불법이라고 한차례 비난한데 이어 6일에는 ACLU와 다른 민권단체의 힘을 빌어 부시 대통령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과 이라크의 군교정을 총괄하는 윌리엄 브랜덴버그 장군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의 소장 초안에 따르면 카르는 이란에서 태어나 9세에 캘리포니아로 이민했으며 샌호제 고교를 거쳐 미해군에 입대했다. 제대 후 샌호제 주립대학에서 마케팅 학사학위와 페퍼다인 대학에서 테크놀러지 매니지먼트로 석사학위를 땄다. 그는 약 3년 전부터 고대 페르샤 역사에 몰입하기 시작했고 특히 사이러스 대제의 활약에 매혹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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