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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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같은 탈출’

2005-06-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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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가 경찰서 수감된 절도용의자
페니 갈아 유치장 벽 뚫고 탈출

지난 9일 한인커뮤니티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77가 경찰서에서 절도 용의자 프란시스코 푸에마스(20)가 유치장에 수감된 지 겨우 1시간만에 유유히 탈출한 사건이 관계당국을 벌컥 뒤집었다.
집중적 색출작업을 벌인 LAPD에 의해 하루만에 되잡혔지만 그의 탈주도구가 10센트 동전(페니)였다는 사실에 모두들 어안이 벙벙해졌다.
LAPD가 그의 탈주경로와 방법등을 조사해서 28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푸에마스는 페니 하나를 날카롭게 갈아 구치소 벽에 15 X 9인치 구멍을 낸 후 빠져 나갔다.
이날 발표된 보고서에서는 1997년 신축된 77가 경찰서 유치장 벽은 다른 경찰서와는 달리 철망이나 콘크리트 벽돌등이 아닌 플래스틱 보드판 두장을 이용했으며 철제 그물망을 그중간에 설치된 ‘말랑말랑’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푸에마스는 페니를 벽을 깎아내는 작업이 감시경찰의 눈에 띄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경찰관을 쉴새없이 불러 쓸데없는 요구나 잡담을 하고 결과적으로 경찰이 그에게서 들려오는 소리를 무시하게 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유치장 벽이 부실하게 설치된 것을 시정부가 알아차려 그나마 중간에 철제 그물망을 쳤지만 그 정도로 탈주를 막을 수 없다는 사실도 당국자들이 이미 알고 있었다고 아울러 지적했다.
푸에마스의 탈주를 도운 요인은 그뿐 아니다. 뚫어진 구멍으로 푸에마스는 당직경관 사무실서 부근까지 기어간 후 두 개의 문과 고장난 알람이 1년 이상 방치된 동 방화문까지 아무 문제 없이 통과하여 거리로 나갔다.
이번 탈주사건은 큰 문제없이 해결됐지만 관계자들은 77가 경찰서는 앞으로 더 위험한 사건이 반복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부실공사와 잘못된 설계 등으로 벌써 70만달러의 보수기금이 투입되었고 앞으로도 100만달러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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