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대학 거센 ‘여풍’
2005-06-21 (화)
칼텍 화공과 졸업생 모두 여성… 전국 이과대 58%가 여학생
공과대학으로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명문사립 칼텍의 2005년 졸업식은 ‘이공계 대학의 성별 평준화’가 확인된 자리였다.
주로 남성들의 전유영역으로 알려져 왔던 화공과(chemical engineering)를 이날 졸업한 6명 전원이 여학생들이었던 것. 이들은 이학교가 설립된 지 114년만에 처음으로 한 과가 전원 여학생으로 채워진 기록을 세우며 졸업식장을 메운 학부모, 보도진, 동창,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난 1월 하버드 대학 총장 서머즈가 ‘남성이 여성에 비해 수학이나 과학 능력이 우월하다’는 성차별적 발언이 큰 논란을 일으켰었기 때문에 칼텍의 ‘여성천하 시대 도래 예감’은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날 칼텍에서는 총 217명이 졸업을 했으며 이중 35%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여학생이었으며 이 수치는 10년 전의 25%에 비해 훨씬 많아졌다.
남성들만 입학을 허용했던 이 대학은 지난 1970년에야 겨우 여학생들의 입학을 허용했다. 칼텍은 약 5년 전부터 여학생들의 입학을 적극 권장하는 커리큘럼으로 업데이트했으며 그 결과 더 많은 여학생 공대생을 배출해내고 있다. 화공과의 경우는 특히 내년 졸업 예정자 16명중에도 7명이 여학생으로 나타났다.
화공과를 이번에 졸업한 6명 여학생들은 법대로 방향을 전환한 1명을 제외한 5명이 각각 유명 대학원으로 진학, 화공학 박사학위까지 끝내려 하고 있다.
칼텍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이과나 공과를 전공하는 여학생들의 숫자는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집계인 2000년도 조사에서도 수학이나 과학에 관련된 이과중 생물공학이나 생물학, 화학과 전공자 중에는 여학생이 무려 58%를 차지하고 있다. 또 수학과 재학생 중에서도 47%가, 또 물리학과의 40%가 여학생이었다. 그러나 엔지니어링 계통 학과에서는 아직도 여학생들의 숫자는 20%정도에 그쳤다.
관계자들은 여학생 수치는 집계 이후의 5년 동안 더욱 큰 증가세를 보였다며 이제는 많은 이과나 공과 대학에서 여학생들이 재학생의 절반을 넘어섰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