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문열씨,진보세력등 비판
2005-05-23 (월) 12:00:00
소설가 이문열(사진)씨가 현 노무현 정부과 진보세력 등 한국사회 전반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했다.
이씨는 20일 재미 서울대동창회 주최로 열린 ‘한국의 이념적 주소‘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미 제국과 소비에트 제국의 최전선인 ‘변경’ 지역으로 한반도는 문화적·경제적으로 특수한 공간을 이루었다”며 “상식적인 논리보다는 말도 안 되는 특수한 논리가 성립되어 왔으며 20년 전에 일어났다면 깜짝 놀랄 일들이 요즘은 (한국에서) 거리낌없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씨는 진보 세력이 북한 미사일 방어용인 패이트리어트 미사일 기지 철수 시위를 벌인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지만 그토록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어도 현장에 있던 경찰이 한 명도 연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더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을 전했다.
이씨는 또 “노동자들을 위한 노조 간부들이 동료의 일자리를 돈으로 받고 팔았다”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어떻게 노조가 그럴 수 있나”고 비판했다.
한국사회의 좌경화와 관련, 이씨는 “한국의 확실한 코미디는 싸우다가 (상대방을) 빨갱이로 몰면 오히려 미친 놈 취급받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씨는 보수진영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씨는 “보수진영 스스로의 자살골이 많다”면서 “어떤 이는 ‘한일 합방이 축복이었다’고 말했으나 ‘러시아에 합병되는 것보다는 일본에 합방되는 것이 다행이었다’는 발언이 과장되거나 조작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씨는 “어떤 보수적 논객이 정신대 할머니들을 두고 ‘혀 깨물고 죽어야할 사람들이 왜 거리에 나와 시위하며 설치느냐’라고 했던 말 등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이씨는 “한국의 정치적 정신적 상황을 움직이는 이데올로기는 없다”다며 “한국을 움직이는 실질적인 힘은 지역주의와 포퓰리즘이나 이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정치적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폴스처지 소재 메리엇 페어뷰 파크 호텔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이씨는 “과도한 평등주의가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며 “(지나친) 평등주의의 원인은 식민지 교육의 잔재에서 찾아야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문열씨와 함께 강연하기로 한 정운찬 서울대총장은 워싱턴 방문을 이틀 전에 전격 취소했다. <권영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