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주 예산안 표결… 정국 대혼란

2005-05-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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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결시 연방의회 해산, 6월 총선 가능성 대두

폴 마틴 연방수상이 입안된 새 예산안을 의회에 상정해 오는 19일 표결에 부치겠다고 11일 오전 전격 발표했다. 예산안 표결은 사실상 현 정부에 대한 신임을 묻는 것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지난 10일 오후 보수당이 상정한 정부 불신임동의안이 의회에서 153대 150으로 가결되자 마틴 수상은 11일 오전 긴급 당직자회의를 주재하고, 19일 예산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결정했다. 마틴 수상은 하지만 10일 의회에서 실시된 ‘신임투표’가 절차상의 가치를 지닌 것일 뿐 법적인 효력이 있는 불신임동의안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상정된 예산안이 의회에서 부결될 경우 캐나다 연방하원은 즉시 해산된다. 따라서 19일 표결이 부결되면 법에 따라 오는 6월 27일 이후에 연방 총선을 치를 수 있게 된다.
19일 표결의사를 밝힌 마틴 수상은 “국민들은 자유당에서 상정한 예산안이 통과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도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절차에 따라 의회를 해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티븐 하퍼 보수당 당수는 “마틴 수상이 또 다른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거품을 물었다. 하퍼 당수는 마틴 수상의 19일 표결계획에 대해 “의회에서 불신임을 당한 정당이 더 이상 무슨 효력이 있느냐”면서 즉시 예산안을 표결에 부칠 것을 주장했다.
보수당은 일부 부정적인 여론조사에도 불구하고 내각에 대한 불신임동의안 표결과 정권 퇴진 표결을 강행함으로써, 집권당으로 거듭나거나 혹은, 국민들의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할 경우 무력한 야당으로 전락할 기로에 놓이게 됐다.
자유당으로서도 조기총선은 강건한 권력의 기반을 다지는 기회가 되지 못할 경우 야당으로 전락하는 전환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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