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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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도자기 사랑’ 샐즈버그 교수 국보급 37점 필라 박물관에 기증

2005-04-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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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펜실베니아 대학의 저명한 신경 과학 교수가 20여 년 간 수집해 온 한국 국보급 도자기 37점을 아무 조건 없이 필라델피아 예술 박물관에 기증했다. 이에 따라 필라 박물관이 미국 내 유명 박물관 중 질과 양에서 최대의 한국 도자기를 보유하게 되면서 한국전용관 설립 작업이 가속도를 붙이게 됐다.
필라 박물관에서 7년 전 설립한 한국 문화유산 계승 자문 단체인 코리안 헤리티지 그룹(한국 측 공동 회장 최정수 에어 프러덕츠 회사 매니저)은 지난 13일 웨스트 필라에 있는 한울 식당에서 정기 모임을 갖고 브라이언 샐즈버그 펜 대학 의과대학 신경 과학 담당 교수가 자신이 소장한 한국 도자기 37점을 필라 박물관에 기증했다고 발표했다. 샐즈버그 교수의 기증품 중에는 신라시대 매병 도자기를 비롯해 가야 시대 그릇, 고려청자, 이조백자 등 값어치를 산정할 수 없는 국보급 도자기들이 포함돼 있다.
샐즈버그 박사는 이날 “처음에 중국 송나라 도자기에 관심을 갖다가 지난 1980년대 한국 도자기가 더 정교하고 그윽한 맛이 있어 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면서 “주로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지의 고미술품 경매를 통해 유물들을 구입해 집에 보관해 왔다”고 말했다. 펜 대학 인근에 있는 샐즈버그 교수의 2층 주택은 박물관을 방불할 정도로 유리 전시관 안에 도자기들이 가득차 있다. 샐즈버그 교수는 2년 전 자택을 코리아 헤리티지 그룹 회원들에게 공개하고 필라 박물관의 한국전용관 건립이 이뤄지면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김치와 갈비를 매우 좋아하는 샐즈버그 교수는 “모두 39점의 한국 도자기를 소유하고 있는데 아직 기증하지 않은 2점은 내가 매일 저녁마다 감상한 뒤 잠드는 습관이 있어 훗날 기증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날 필라 박물관을 대표해 참석한 펠리스 피셔 동아시아 예술관장(큐레이터)은 “6월 열리는 필라 박물관 이사회의 승인을 거친 뒤 기증식을 갖게 될 것”이라며 “필라 박물관은 한국 도자기 80-90여점을 소유하고 있는데 샐즈버그 박사의 기증품을 합치면 미국 내 박물관에서 한국 유물이 최강을 자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수 회장은 “필라 박물관에 한국전용관 설립 문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박물관 측에서 전시장 확장 공사를 벌이고 있지만 우선 한국 관련 유물이 많아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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