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오늘도 나타났다. 모자에 장갑과 목도리로 단단히 무장했지만 손에 든 금관악기가 추위에 얼어가는 건 막을 수 없다. 그래도 자신들이 있어 음악이 연주될 때 사람들이 구세군 남비를 한번 더 돌아보고 돈을 더 넣는 것 같아 기쁘다는 아이들은 오늘도 예정된 3시간을 꼬박 채우도록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지난 21일 오후 4시 30분쯤 벌써 어둠이 자욱해진 주얼 식료품점 앞에서 힘차게 악기를 불고 있는 청소년들을 만났다. 구세군교회 중고등부 김민수(12), 김예림(15), 크리스 정(14), 김희수(14), 김지훈(16)는 교회 전통에 따라 방학마다 음악 봉사를 나선다. 구세군 남비 자선사업에 참가하게 된 것은 작년에 이어 2년째.
가뜩이나 자원봉사자 참여가 저조해 남비를 지킬 사람도 모자른데, 추운 줄도 모르고 악기 연주까지 하는 아이들이 이런 행사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아무래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마련.
코넷을 연주하는 김예림양은 어제는 다운타운 워터타워몰에 가서 했는데, 사람들이 많이 응원해주고 성금도 더 내주고 해서 기뻤어요라고 말했다.
김현주 전도사의 지도 아래 이곳에 모인 아이들은 초등학교때부터 악기 연주를 시작해 이미 3년에서 5년의 연주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교회 금요학교에서 매주 2시간씩 연습하고 또 여름방학마다 구세군 음악캠프에 가서 갈고 닦은 실력을 이 자리를 빌어 뽐내는데 여간 예사롭지 않다.
추운데서 자발적으로 고생하는 이유에 대해 아이들은 준비하지도 않은 대답을 한 목소리로 냈다. 하나님을 사랑하니까요. <송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