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세븐일레븐 근무 한인 10대강도에 피살 눈물의 추모예배
2004-12-16 (목)
‘모범적인 직장인, 항상 친절하고 마음씨 좋은 아저씨, 사람이 너무 좋아 본받고 싶은 사람...’
지난 13일 오전 알렉산드리아의 디메인 장의사에서 열린 고 권순구(60)씨의 추모예배에 참석한 120여명의 직장동료와 단골손님, 이웃과 경찰관 등이 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전한 말들이다.
지난 6일 새벽 14세 소년 강도에 의해 목숨을 잃은 권씨는 한국에 있는 가족과는 십수년 연락이 두절됐고 달리 친한 친구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이날 예배에 참석한 추모객들은 바로 자신들이 그의 가족이자 친구라고 자처했다.
권씨의 삶의 중심은 세븐 일레븐 편의점. 74년에 도미해서 다음해 첫 직장으로 시작한 세븐 일레븐에서 총 29년간 근무했다. 추모예배도 세븐 일레븐측에서 마련했다.
단골손님 가운데 권씨를 20-25년 알고 지낸 이들도 있었다. 어떤 손님은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또 다른 손님은 항상 친절한 권씨가 좋아 단골손님이 됐다고 한다.
지난 1년간 알고 지냈다는 켄 로우 경찰관(마운트 버논 디스트릭)은 “항상 친절하고 따뜻한 커피를 제공하던 권씨가 비명에 간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당시 현장에서 그를 지킬 수 없었던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추모예배에는 여섯명이나 경찰관이 참석, 눈시울을 붉혔다.
예배를 인도한 양성연 목사는 “인생의 성공여부를 이웃에대한 봉사와 사랑으로 잰다며 고인 김씨는 진정 성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예배에 김영근 한인연합회장과 함께 참석한 최병구 총영사에 따르면 경기도 부천에 있는 권씨의 유가족과는 추모예배 직전에야 연락이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