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 피터슨 평결불일치 가능성 ”

2004-11-09 (화)
크게 작게
배심원들 유죄여부 견해 둘로갈려 4일째 진통

델루치 담당판사
“합치된 평결노력 훈시”

만삭 아내와 태아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스캇 피터슨(31)의 유무죄 여부와 1급인가 2급 살인여부를 결정하는 배심원들의 평결이 지난주부터 시작되어 8일까지 4일째 계속되는 가운데 재판의 전체 과정을 집중적으로 주시해 온 관계자들은 이번 케이스가 배심원들의 의견불일치로 인한 헝주어리로 끝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지난 주말까지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배심원들은 주말 동안 호텔에서 격리된 후 이날 다시 평결을 시작했다.
그러나 알프레드 A. 델루치 담당판사는 이들이 평결 룸에 들어간 지 한시간 반 후 배심원 전원을 법정으로 소환, 배심원들에게 합치된 평결을 내리도록 노력하라는 훈시를 한 후 되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델루치 판사는 이들 배심원들의 견해가 둘로 갈라져서 도저히 합치될 가능성이 없어 보이자 이날 배심원단을 소환했고 “합치된 평결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정관념이나 편견에서 탈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요지로 배심원단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배심원들은 약 5분간 계속된 델루치 판사의 말을 심각하게 경청했으며 일부는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은 후 다시 배심원 전용 방으로 되돌아갔다.
법정 전문가들은 판사의 이같은 조치는 배심원단의 견해가 합치되지 않아서 결국은 재판 무효로 끝나는 사태를 눈치채고 그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처방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8일 다시 모인 배심원들은 평결 룸으로 들어가기 전에 검찰이 피고인 피터슨이 아내 레이시 피터슨을 살해한 후 사체를 운반하고 샌프란시스코 바다 속에 수장하는데 이용했다고 주장한 트레일러와 보트를 법정 밖의 한 차고에 가서 살펴봤다.
배심원들의 보트와 트레일러 검증이 끝난 후 피터슨의 변호사 마크 게라고스는 “배심원들 일부가 보트의 안에 들어가고 점프하며 배를 진동시키는 등 판사가 명령한 배심원 조항을 위반했다며 이번 재판을 무효로 해야 된다”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판사는 “배심원들은 증거물을 잘 살펴볼 권리가 있다”며 그를 기각했다.

<이정인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