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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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역만리 찾아온 해군장병에 밥 한끼 못주는 북가주 인심

2004-10-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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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군 순항훈련함대 내달 1일 입항

한인회 “행사많고 돈없어 환영리셉션 취소”
해군측은 함상 오찬·리셉션 열어 한인 대접

“이역만리 차가운 바닷물을 헤치고 찾아오는 우리의 자식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먹이지 못하고 보내서야 되겠습니까?
오는 11월 1일(월)부터 3일(수)까지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는 본국 해군순항훈련함대 장병들을 위한 교민환영만찬이 자금부족을 이유로 취소돼 뜻 있는 한인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상항한인회(회장 유근배)는 지난 12일 단체장회의를 열어 4년 만에 다시 이곳을 찾는 해군사관생도와 장병들을 위한 환영행사를 결정한 바 있다.
이 때 단체장들은 ‘교민 환영위원회’를 구성, 입·출항시 부두에서 열리는 환영·환송식은 물론 도착 첫날 환영 리셉션을 갖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한인회는 지난 18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동포환영 리셉션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취소이유로 유근배 한인회장은 “함대 방문기간에 미국의 대통령선거와 한인회장 선거, 그리고 한상대회 등이 끼어있어 날짜가 잘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회장은 또 “환영리셉션을 하려면 1만7,000여달러가 소요돼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면서 “한인단체들에게 각각 1,000달러씩 지원을 요청했지만 해병전우회(회장 계용식)와 몬트레이한인회(회장 오영수) 이외에는 협조가 없다고 말했다.
북가주 한인사회가 리셉션을 취소했지만 해군측은 도착 첫날의 함상오찬, 그리고 둘째날 저녁에는 함상 리셉션을 열어 단체장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연다.
4년 전 700여명의 해군장병들이 이곳을 찾았을 때 범 교민 환영행사를 열었던 이정순 전 한인회장은 “주인이 오는 손님에게 밥은 먹여서 보내야 하는데 환영리셉션을 취소한 것은 아쉽다면서 “단체장 회의에서 결정된 것을 (한인회) 혼자서 취소결정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당초 오는 11월 1일 저녁 환영리셉션에서 음식 서빙을 맡기로 했던 나라사랑어머니회의 권욱순 회장은 “사병들에게 한끼라도 해주면 좋겠는데 행사가 취소됐다니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이곳 외에 LA와 뱅쿠버 등지를 순항하는 3척의 해군함대를 위해 다른 지역에서는 교민환영 리셉션 등이 열릴 예정이어서 자칫 “북가주만 인심이 메마른 곳이란 인상을 줄까 걱정된다고 한인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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