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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케네디 유족 앰배서더호텔 사적지 반대

2004-10-0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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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보존시 분노·공포의 장소 어린이 교육산실로 사용돼야”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이 1968년 대통령선거 캘리포니아주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암살 당한 앰배서더 호텔을 역사적인 장소로 보존하겠다는 LA 통합교육구의 계획에 정작 당사자의 직계 자녀들은 “절대 그럴 필요 없다”며 반기를 들고 나섰다.
케네디의 자녀들중 현재 생존해 있는 9명중 5명은 30일 LA 통합교육구의 앰배서더 호텔 일부 사적지 지정 및 보존 계획은 “부친의 평생 업적과 그의 유지를 따라 가족들이 추구해온 정신과는 배치되므로 공식적으로 반대한다”는 서한을 교육구에 보냈다.
또 그들중 한명인 맥스웰 케네디는 일주일 전 LA타임스에 교육구안에 반대하는 글을 올린데 이어 30일에는 직접 LA로 내려와 맥아더 팍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족들의 반대의사와 그 배경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들은 “부친은 정치인으로서나 개인의 전체 삶을 통해 어린 새싹들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환경을 제공하기를 원했다”고 전제하고 부친의 유지를 받들고 있는 가족들은 앰배서더 호텔 전체가 학교로 사용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로버트 케네디 암살 현장으로서 앰배서더 호텔의 일부가 영구 보존될 경우 증오와 분노, 공포, 미움의 장소가 될 것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한 일부 관계자들이 신축되는 학교 이름을 로버트 케네디로 명명하자는 의견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도 역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번 앰배서더 호텔의 보존안 반대 서한에는 캐서린 케네디 다운센드와 멕스웰 케네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크리스터퍼 G. 케네디와 로리 케네디등 5명의 아들딸이 서명했다.
이미 오래 전 폐쇄된 앰배서더 호텔과 23에이커에 달하는 부지를 소유한 LA 통합교육구는 호텔건물과 부지를 학교로 재건축 하면서 1,500만달러를 들여 케네디가 암살 직전 연설했던 연회장과 피격 장소인 식료품 저장실 등을 역사적인 장소로 보존한다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LA교육위는 이 재건축 계획에 대한 최종 승인 여부를 올해 말 표결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안이 통과되고 반대소송의 제기로 늦춰지지 않는다면 이 부지에는 2008년까지 킨더가튼에서부터 3학년까지를 수용하는 학교가 오픈되고 다음해에는 중학교와 고교 건물 신축이 완료되어 총 4,200여명의 학생들이 재학하게 될 예정이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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