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기업 타주이전 규제·처방약 수입 관련안도

가금류 강제사육 철폐안은 서명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LA 항구와 롱비치 항만지역의 배나 화물트럭, 화물기차, 항만시설 등으로 인한 대기 오염이 심각하다며 공해 규제를 강화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여러 개 주요 법안에 29일 무더기 거부권을 행사했다.
집중된 관심 속에 의회를 통과, 주지사에 송부됐던 이번 환경법안은 남가주의 최대 공해물질 배출산업체 집중지역으로 알려진 LA와 롱비치 항만의 주민 건강을 위해 지역 대기오염도를 현재 수준 이하로 유지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날 거부권이 행사된데 대해 환경보호론자들은 주지사가 대기정화 노력에 등을 돌렸다고 비난했다. 한편 항만관련업체들은 이 법안이 거부된 것에 환영을 표시했지만 깨끗한 대기와 환경을 만들기에 자체적으로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또 캘리포니아주의 기업이 경비 절감을 위한 방책으로 타주나 외국으로 회사를 옮겨가는 것을 금지하거나 규제하는 내용으로 송부된 5개의 법안중 3건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 외에도 처방약 값을 인하시키는 방안의 하나로 캐나다로부터 국내보다 40% 이상 값이 싼 처방약을 수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처방약 수입관련 법안 9건도 이날 비토했다.
한편 그는 고급 요리인 ‘프와 그라’(거위 등의 간 요리)를 생산하기 위해 오리와 거위 등을 강제 사육하는 관행을 오는 2012년까지 철폐하는 법안에는 이날 서명했다.
사육업자들은 오리 등에 하루 3번씩 많은 양의 먹이를 목으로 통하는 튜브를 통해 먹여 간을 정상 크기에 비해 10배나 크게 한 뒤 도축해 왔다.
법안은 또 2012년부터는 강제 사육된 가금류의 간으로 만든 프와 그라의 판매도 금지하고 있다.
비틀스의 멤버인 폴 매카트니 등 몇몇 명사들의 간청을 받고 법안에 서명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 법은 사육업자들이 강제 사육이 아닌 자연적인 과정을 통해 오리 등을 키우는 인간적인 방법을 개발하도록 7년여의 시간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프와 그라는 프랑스어로 ‘살찐 간’이란 뜻으로, ‘캘리포니아 레스토랑협회’는 주내에 약 300곳의 레스토랑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몇몇 주요 농장들과 함께 법안 통과에 반대해 왔다.

<이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