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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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불법개조 하숙집10여가구 거주지 불

2004-09-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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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사망 4명중상 방범창 대피막아

남가주나 특히 LA시의 집값이나 아파트 렌트가 천정부지로 솟으면서 그를 감당할 수 없는 서민가정들이 불법 개조된 웨어하우스나 차고 등으로 몰려들고 그로 인한 사고 건수나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고 시당국이 28일 경고하고 나섰다.
LA시 관계자는 특히 지난 24일 새벽 사우스LA의 인더스트리 지역에서 발생한 건물 화재로 1명이 죽고 4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을 예로 언급하고 화재 발생 건물은 낡아빠진 웨어하우스가 불법 하숙집으로 개조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화재로 2층에 살던 주민 데니스 메리웨더(47)가 질식해서 숨지고 퀘인턴스 크루처 등 다른 3명이 폐화상 등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있다.
화재 진압 후 현장을 조사한 LA시 건축위원회 관계자는 상업용 창고가 허가도 없이 여러 개의 쪽방으로 개조된 사실과 무려 10여가정의 40여명이 한 개의 공동 부엌을 쓰며 살아왔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쪽방들의 전기배선도 엉망이며 벽이나 천장, 마루는 너무 약해서 화재나 붕괴 등의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방범창이 유리창을 막고 있어서 주민들의 비상시 대피를 봉쇄하고 있었다고 아울러 전했다.
이 건물 거주자가 불붙은 담배꽁초를 잘못 다루다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시검찰은 건물의 원 소유주인 퍼시 폴크 주니어(LA 거주)를 건축법 및 화재 안전법 위반혐의 등으로 정식 기소할 예정이다. 카운티 등기부 기록에 따르면 폴크 주니어는 이 건물을 1997년 13만5,001달러에 구입했다.
시검찰 대변인 케이티 버클랜드는 27일 “폭등하는 집값과 렌트 등으로 빈곤층 주민들이 주거용이 아닌 불법 창고나 차고를 살림집으로 삼는 추세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고 말하고 “불법으로 개조된 만큼 누전이나 붕괴 등의 위험이 상존해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센서스 통계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00년까지 LA 주민수는 20만명이 늘어났으나 같은 기간 새로운 주택은 3만7,000유닛만 건축되어 주택난을 심화시켜 왔다. 또 지난 2003년 말까지 LA의 약 2만여 가정이 시영주택의 분양 대기 리스트에 올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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