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타운 빌딩 숲 광장에 대낮이면 신나는 댄스파티
2004-09-28 (화)
퍼싱스퀘어 화·목요일 ‘정오의 음악회’
단골 무명댄서 현란한 춤…거리 명물로
지난 6월부터 다운타운의 퍼싱 스퀘어(Pershing Square)에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펼쳐진 ‘정오의 무료 음악회’가 연령과 인종, 직업을 초월한 LA의 남녀노소에게 휴식의 장을 제공할 뿐 아니라 비디오 카메라를 멘 관광객들에게도 명물로서 인식되고 있다.
LA 센트럴 도서관과 빌트모어 호텔에 인접한 퍼싱 스퀘어는 남북으로는 6가와 5가 스트릿을, 동서로는 올리브 스트릿과 힐 스트릿의 한 블럭에 위치한 광장으로 고층 빌딩 사이의 숨쉬는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약 100년 전 ‘센트럴 팍’으로 불렸던 이곳에서 펼쳐지는 여름 정오 음악회의 목적은 다운타운 사무실에서 일하는 회사원이나 인근 비즈니스 종업원에서부터 스키드로우의 홈리스들, 또 통행인들까지를 자유롭게 포용한다는 것이다.
밴드나 공연단이 순서대로 와서 연주 및 공연을 하고 무명의 댄서들도 관객들과 함께 합류하여 열기를 뿜어대는 이곳에 이번 여름에는 ‘버드맨’(Birdman)이란 별명을 가진 춤꾼 ‘이글’이 모여드는 관객들에게 또 하나의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
중년의 이 남성은 음악회가 시작되는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16마리의 새가 든 새장을 그의 보행기에 달고 나타나서 밴드의 연주에 맞춰 가지각색의 댄스 솜씨를 현란하게 선보인다. 새장에는 “팔지 않는 것이니 만지지 말 것’이라는 쪽지를 붙여놓고 그는 연주회가 끝나는 시간까지 댄스삼매에 젖어들었다가 끝난 후 다시 새장을 끌고 서서히 사라진다.
처음에는 그의 춤을 감상만 했던 관중들과 어린이들이 이제는 그와 함께 춤을 추고 특히 야외학습차 나온 고교생들은 그의 춤에 열광하는 등 팬들이 그 사이에 많이 생겼다.
소문을 듣고 이제는 LA 다운타운을 관광하는 외국인들이 퍼싱 스퀘어에 때맞추어 모여들고 먼 곳에 사는 노인이나 과거 춤꾼들도 그의 춤을 보기 위해서 광장을 메운다.
매주 2회씩 관중들이 놀라는 새로운 춤을 보여주던 이글의 댄싱 무대도 이번 목요일(30)로 막을 내리게 된다. 한여름으로만 스케줄이 정해진 무료 정오 야외 음악회가 이 날로 끝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