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 눈엣가시 부정부패 감시원 사라진다 ”

2004-09-22 (수)
크게 작게
웨스트 할리웃 공무원들 희색

자칭 시윤리위원 프랑스 이주
“시청 물 다시 흐려질라”
일부 주민들 벌써부터 걱정

웨스트 할리웃시의 시의원과 공무원들이 모처럼의 낭보를 접하고 희희낙락이다.
지난 8년간 ‘눈엣가시’ 같았던 자칭 시 윤리위원 제임스 퍼맨(46)이 내달 프랑스로 이주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퍼맨은 ‘납세자들의 혈세를 축내는 부정(?) 공무원을 가차없이 고발하겠다’며 시청과 시의원, 행정직원들의 주변을 맴돌며 깐깐하고 무서운 단독 감시원 역할을 맡아왔다.
따라서 한번 이상 그의 호된 비판대에 올라봤던 잔 두란 현 시장을 비롯한 여러 시의원 및 공무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는 것. 이들은 시의원이 되고 싶었으나 되지 못했던 퍼맨이 ‘시의 정치 시스템에 독약을 뿌려왔다’며 그의 존재를 평가 절하하고 “공로패나 감사장 같은 것은 바라지도 말라”며 시원해 하고 있다.
그러나 8년간 퍼맨이 자신이 발간하는 주간 뉴스레터와 공공 케이블 TV 프로그램을 통해 윤리적으로 어긋나는 사례를 사사건건 폭로했기 때문에 시청 물이 맑아졌다고 여기는 지지자들은 “또 다시 혼탁해지면 어쩌나?”며 벌써부터 우려하고 있다.
퍼맨은 그런 그들에게 “8년 동안 이미 공무원의 의무와 책임을 나름대로 훈련시켰기 때문에 쉽게 옛날 버릇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부정부패 척결에 앞장서는 일은 프랑스에서나 또는 다시 이 곳에 와서도 계속해 나갈 영원한 나의 임무”라고 말했다.
법률연구원이었던 퍼맨은 15년 전부터 웨스트할리웃의 선셋 스트립의 고고 나이트클럽 위쪽 산동네 콘도미니엄에서 살아왔다. 평범했던 그가 자칭 시정부 윤리 감시원으로 돌변한 것은 1995년 45피트 높이로 건축이 제한된 아랫동네에 느닷없이 112피트 건축물 허가가 떨어진 후였다.
뭔가 부정이 있다는 생각에 시청 주변만 맴돌던 그는 특히 시장이나 시의원의 활동비 낭비사례를 꼬집어냈다.
주민들의 세금으로 시장 취임기념 케이크에 949달러를 지불할 수 있겠느냐부터 시청 교육세션에 참석한 4명의 점심식사로 145달러가 나갔다는 내용, 또 전 시장이 누드스립 나이트 클럽에서 500달러의 선거기금을 받았고 제프리 프랭 시의원은 2명의 저녁식사에 42달러짜리 와인을 포함, 152달러72센트를 지불했다는 어찌 보면 액수도 작고 시시콜콜한 일들을 다 적발해 냈다.
그는 혼자서 직접 현장에 출동하기도 하고 비디오 카메라로 증거 수집도 하면서 그를 자신의 e-메일 주간 뉴스레터에 담아 1,300명에게 발송해 왔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