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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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세짜리 고릴라 코코 손짓 발짓 “나 아파요”

2004-08-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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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분야 전문의 진료
통증원인 이빨 뽑아

1,000개 이상의 수화를 매스터해서 유명해진 우드사이드 고릴라재단의 고릴라 ‘코코(사진)’가 이번에는 그 수화능력으로 자신을 치통의 아픔에서 구한 데다 최고 의사들로부터 정밀 종합검진까지 받아 다시 한번 화제가 되고 있다.
33년산의 코코는 약 한달 전부터 조련사에게 “나 많이 아파요”라는 표시를 하기 시작했다. 재단관계자들은 통증 차트를 만들어서 코코에게 날마다 통증 정도를 1부터 10까지로 표시하게 했고 최근 코코가 9부터 10까지의 통증을 호소하자 8일에는 3명의 치과의사를 비롯한 12명의 각계 전문의를 해결사로 동원했다. 코코의 통증을 없애기 위한 팀에는 과의사 외에도 스탠포드 의대의 심장전문의와 3명의 마취전문의, 이비인후과 전문의 두 명의 수의사, 위장내과, 산부인과 전문의가 포함되어 있었다.
다른 동물이 아프면 병원으로 실어 날라서 진료를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코코의 경우는 그의 우리 안에 의사들이 의료기기 일체를 들고 모여들었다. 8일 아침 이들은 이동 엑스레이와 초음파기기로 코코를 진료한 후 그의 심한 통증원인이 치아임을 알아내고 문제의 이를 빼냈다.
수많은 테스트를 거치고 나온 종합검진 결과는 O.K. 대개의 고릴라가 심장병이나 동맥경화로 사망하는데 코코의 경우는 건강해서 앞으로 20여년은 충분히 살 수 있다는 견해가 이들로부터 나왔다.
이미 TV 카메라나 인파 등에 익숙해진 코코는 빨간 옷을 입은 여성에게 가까이 오라고 한 후 그가 명함을 내밀자 명함을 날름 먹고 시치미를 뚝 떼자 주변에서는 폭소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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