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자경단 ‘가디언 엔젤스’ 10년만에 부활
2004-07-27 (화)
총기없이 무술로 범죄자 퇴치 ‘갱 타겟 가능성’일부 우려도
자원봉사 시민들로 구성된 도시 자경단 가디언 엔젤스가 10년만에 LA 거리에 다시 나타났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까지 대도시 거리 순찰로 범죄감소에 기여했다는 칭송과 주목을 받았던 가디언 엔젤스는 베니스에서부터 샌개브리엘 밸리까지의 왕성한 순찰 및 자경 활동을 접고 10년 전 사라졌다.
이들이 최근 다시 전통적인 복장인 붉은 색 베레모와 전투용 부츠를 신고 관광객이 많은 할리웃 블러버드와 갱이나 마약 우범지역인 맥아더팍 인근에서 익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때는 7개에 지부를 두고 수백명의 단원들이 참여했었지만 10년만에 베테런과 새 단원들로 다시 구성된 새로운 가디언 엔젤스는 아직까지는 10여명 정도가 2군데서만 거리 순찰에 투입되고 있다.
이들은 10년 전 창립자가 체포되고 여러 군데서 자경대원이 공격을 당하면서 결과 한 명이 숨진 사건이 일어난 후 “경찰이 가디언 엔젤스를 갱들과 같은 맥락으로 취급하고 따라서 갱단들도 단원을 우습게 보고 있다”며 LA에서의 공식적 활동을 접었다.
그런 이들이 10년만에 LA에서 활동을 재개하게 된 것은 현재 LAPD 국장인 윌리엄 브래튼 국장을 지원, 협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 엔젤스 창립자 커티스 슬리와는 브래튼 국장이 가디언 엔젤스 본거지였던 뉴욕 시경의 총수로 있던 1990년대 초기에 뉴욕의 가디언 엔젤스의 맹활약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LA 지역 부활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브래튼 국장은 뉴욕과 LA 지역의 환경과 지역적 여건이 다르다고 우려하고 눈에 띄는 복장에 총기 휴대 없이 무술로만 범죄자를 체포까지 하는 가디언 엔젤스 단원들이 LA 지역 갱단들의 타겟이 될 가능성을 들어 본격적 활동을 걱정하고 있다.
또 브래튼 국장의 전임자였던 버나드 팍스 시의원도 이들의 부활을 그리 반기지 않고 있다. 팍스는 법집행 업무는 프로페셔널하게 훈련받은 경찰이 담당해야 한다며 “흉포한 거리 갱들과 충돌 등으로 오히려 폭력행위를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주민들의 견해를 들어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가디언 엔젤스는 1979년 뉴욕시 지하철 순찰 자경그룹으로 설립된 후 점차 지상으로 올라오면서 갱단 범죄퇴치 등에 수훈을 세웠으며 빈곤지역 어린이를 위한 캠프, 인터넷 범죄탐지, 교실 내 폭력방지 등에도 큰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