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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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시나리오 작가 잘린 사체로

2004-06-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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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리스 할리웃 자택서
이웃 은퇴의사도 칼에 찔려 사망
20대 유력한 용의자 체포

할리웃 영화계나 TV에서도 잘 알려진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리스(91·사진)가 할리웃의 자택에서 목이 잘린 사체로 발견됐다.
LAPD는 지난 13일 밤 할리웃의 주택가 노스 스탠리 애비뉴 1600 블럭의 주택과 바로 이웃한 노스 코트니 애비뉴 1600 블럭의 주택에서 칼로 피살된 채 각각 발견된 2구의 사체의 신원이 리스와 은퇴한 의사 몰리 할 엥글슨(67)이라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인근 길의 통행을 즉시 차단하고 이 잡듯한 집중수색 등을 벌였으며 14일 낮에는 케빈 리 그라프(27)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고 이어 사건현장에서 수마일 떨어진 곳에서 그를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그라프는 오렌지카운티 주민이지만 최근에는 할리웃 인근에서 자주 모습을 보였다. 그의 집을 압수 수색한 경찰은 리스의 집과 엥글슨의 집에서 훔쳐낸 것으로 보이는 물품을 증거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13일 한 여행사의 직원으로부터 “전화로 비행기 예약을 하던 고객이 참변을 당한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엥글슨의 집에 출동, 전화를 거는 도중 칼에 맞아 숨진 것으로 보이는 사체를 먼저 발견했다. 그의 사체 옆에는 한 노인의 목이 함께 있었으며 경찰은 엥글슨의 뒷집에서 리스의 목 없는 사체를 마저 발견했다.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그라프를 체포했다고만 발표하고 아직 두명 피해자의 직접적 사인이나 살인 배경, 또 용의자와 엥글슨, 또 리스와의 관계 여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이 사건을 일찍 보도한 FOX 11 뉴스에 따르면 범인은 13일 오전께 먼저 리스의 집에 침입, 그를 살해하고 목을 자른 후 그 목을 가지고 울타리를 넘어 엥글슨의 집에 뛰어들었다. 범인은 당시 집안에서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에 예약 전화를 걸고 있던 그를 공격, 살해한 후 리스의 목과 사체를 그대로 남긴 채 엥글슨의 2001년형 벤츠를 타고 달아났다. 문제의 벤츠는 수시간 후 할리웃 인근에 버려진 채 발견됐다.
한편 이날 잔인하게 살해된 리스는 1950년대에 좌익으로 블랙 리스트에 올라있던 시나리오 작가로 J.E. 셀비라는 필명으로도 시나리오를 써왔다. 그의 영화나 TV 작품에는 ‘로우하이드’나 ‘알프레드 히치콕 프레젠츠’ ‘에봇 앤 코스테요 미트 프랑켄슈타인’ 시리즈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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