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피터슨 살인재판 개시

2004-06-02 (수)
크게 작게
피터슨 살인재판 개시

1일 시작된 스캇 피터슨 중복살인재판의 모두진술 장면. 릭 디스타소 검사(오른쪽)가 피터슨과 내연의 관계였던 앰버 프레이가 같이 찍은 사진을 가리키고 있다.

“살해후 바다에 수장”

“처음부터 표적수사”

6개월 이상 소요 예상
법정증언 5백명 넘을듯


지난 2002년 크리스마스 전야에 실종되었다가 6개월 후 피살체로 발견됐던 임신 8개월의 레이시 피터슨(당시 27세)과 태아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 기소된 스캇 피터슨(31·전 비료세일즈맨)의 재판이 2일 상오 9시 북가주 레드우드 시티 법정에서 시작됐다.
이번 케이스는 피해자가 임신부이며 남편이 용의자라는 사실 때문에 처음부터 전국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으며 검찰측이나 변호인측의 재판 준비과정만 1년이 넘게 걸렸다.
그동안 재판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재판 관할지가 레이시와 스캇이 살던 모데스토에서 레드우드시티로 변경되기도 했으며 12명의 배심원과 대체후보 배심원 6명을 선정하는 과정만 3개월이 걸렸다.
관계자들은 본 재판도 다른 살인 케이스보다 훨씬 길게 진행되어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며 법정에 출두해야 할 증언자수만도 500여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판사는 증인들의 명단 등 재판관련 내용은 물론 검찰과 변호사들에게도 이 케이스에 대한 함구령을 내려놨다.
이날 피터슨의 재판은 검찰과 변호인측의 모두진술로 시작됐다.
릭 디스타소 검사는 이날 스캇 피터슨이 레이시의 모친 로차 샤론에게 전화를 걸어 아내의 실종을 알리면서부터 체포, 수감될 때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혼외관계에 빠진 피터슨이 모데스토의 자택에서 아내를 살해한 후 사체를 자신의 차에 실어서 약 100마일 떨어진 샌프란시스코 베이로 운반한 후 낚싯배를 이용, 바다 밑에 수장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
그러나 검찰은 피터슨의 트럭 공구 박스에서 22구경 권총을 찾아냈고 실종 당일의 행적과 알리바이의 불일치, 또 정부여인과의 전화대화 녹취테입이나 수천페이지에 달하는 진술서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범행에 이용된 흉기나 목격자 등 결정적인 증거물 확보는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이어 진술에 나선 피터슨의 변호사 마크 게라고스는 모데스토 경찰이 처음부터 피터슨에게 혐의를 두고 표적 수사를 했기 때문에 정작 중요한 단서는 모두 무시해 버렸다고 반박했다.
게라고스 변호사는 멕시코 국경 근처에서 체포 당시 피터슨의 변장, 동생의 운전면허증과 1만달러 현금 소지에 대해서도 검찰의 억측과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레이시가 사교집단에 의해 납치살해 됐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피터슨은 진짜 범인들의 죄를 뒤집어 쓴 것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재판이 시작되기 전 알프레드 A. 델루치 판사는 배심원들에게 정확한 물증이 없는 정황에 따른 증거나 심증 등으로 유죄나 무죄를 판가름하면 안 된다는 배심원 규칙을 설명했다.

<이정인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